“무늬만펀드 실속 없네”
설정 잔액이 10억원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투자 기능을 상실한 ‘깡통펀드’가 늘고 있다.
30일 자산운용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29일 기준으로 1464개 펀드가 설정액 10억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1407개보다 4.05% 늘어난 것이다.
설정 규모도 3650억원에서 3850억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소액 펀드가 가장 많은 곳은 211개의 펀드를 보유한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고수익 펀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보는 게 좋다”고 충고한다.
■무늬만 펀드, 숫자는 ‘한국’ 규모는 ‘대투’
수적인 측면에서 10억원 미만의 소액 펀드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신은 전체 661개 펀드 중 211개가 소액 펀드였다. 설정액 규모는 440억원으로 조사됐다.
규모 면에서는 대한투자신탁운용이 136개 펀드, 설정액 53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100개가 넘는 곳도 3개나 됐다.
산은자산운용은 119개 펀드가 설정액 10억원 미만으로 나타났으며 CJ자산운용과 교보투신운용도 각각 112개(290억원), 106개(130억원) 소액 펀드를 갖고 있었다.
퇴출 대상으로 거론되는 소액 펀드가 늘고 있는 것은 즉흥적인 상품개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요즘처럼 펀드 열풍이 불면 펀드 개발·판매사들은 신상품을 내놓기가 무섭게 수백억, 수천억원씩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정확한 예측 없이, 이른바 잘 나가는 펀드 ‘시리즈’ 를 쏟아낸다. 투자자들도 펀드 운용사의 과거 실적 등을 꼼꼼히 살피지도 않고 ‘OO펀드가 좋다’는 식으로 몰린 뒤 곧바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곤 한다. 무분별한 상품개발 경쟁과 단기투자 문화가 ‘불량상품’의 양산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수익률 안정성 높은 곳으로 갈아타라
시장에서는 투자 기능을 상실한 펀드에 대한 우려감이 높다.
남은 소액의 회수를 포기한 투자자들과 이미지 손상을 우려하는 펀드 판매사들 때문에 조기에 청산되지 않고 떠도는 부실 펀드들이 이제 꽃을 피우는 ‘270조원 간접투자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자산운용사들이 적은 인력으로 모든 펀드를 제대로 관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펀드매니저 1인당 20∼30개 이상의 펀드를 운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비효율적이고 운용에 있어 수익보다는 비용이 많은 소형 펀드가 방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판 상품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면서 눈앞의 수익에만 급급한 채 유행을 좇는 펀드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어 부실 펀드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수익률과 안정성을 고려해 갈아탈 것을 권한다.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팀장은 “몸이 가벼운 만큼 시장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펀드의 자산 규모가 지나치게 작으면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수익이 떨어져서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펀드는 정리하고 갈아타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email protected]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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