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부동산대책] 임대주택펀드 수익 안나면 국민혈세로 메워야

정부가 1·1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한달도 안돼 내놓은 1·31 대책은 부동산 정책의 무게 중심이 그동안 가격안정에서 서민 주거복지 안정 차원으로 옮겨갔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대책에서는 장기임대주택 비축 물량을 대폭 늘리고 그동안 기존 국민임대주택이 작은 분양 면적(11∼24평) 때문에 외면을 받았던 점을 감안, 평균 30평 수준의 장기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러나 장기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필요한 막대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제시된 임대주택펀드가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임대주택펀드에 대한 운용손실을 재정에서 보전함으로써 재정 부담이 커질 수0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재원조달·재정부담 우려
정부가 마련한 이번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임대주택펀드를 조성해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을 2017년까지 매년 5만호씩 추가 공급한다는 것으로 당장 올해부터 건설에 들어간다.
비축용 장기임대주택은 일부 중대형 평형도 포함되지만 대부분 중소형 평형으로 정부는 평균 30평 수준을 계획하고 있으며 30평을 기준으로 할 때 입주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보증금 2500만원에 월 임대료 52만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2007∼2019년까지 해마다 평균 7조원 수준의 임대주택펀드를 마련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장기투자 수요에 부합하고 시중 단기유동성 530조원, 간접투자상품 시장 약 200조원, 연기금 및 보험 등 장기투자자 규모 500조원 등을 감안하면 연간 7조원을 조달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당장은 연기금 등이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고 투자 수익도 예상되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으면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임대주택펀드가 모두 상환되는 2028년에는 모든 비용을 회수하고도 소규모의 이익이 남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복잡한 변수를 감안하면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정부 스스로도 비축용 임대주택 목표가 달성된 2년 후인 2019년까지는 펀드의 손실이 불가피해 2008∼2019년까지 매년 5000억원 정도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는 추산을 내놓고 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토공은 토지와 현금을 출자하게 되고 주공도 현금출자를 한다”면서 “재정부담 5000억원은 이들 공공기관의 출자액을 합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순 부담이 어느 정도 될지는 토공, 주공과 분담비율에 대해 협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5000억원의 절반인 2500억원 안팎을 정부가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민간공급 위축 가능성도
이번 대책으로 민간부문의 주택공급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1대책 때만 하더라도 민간공급 위축 우려는 없다고 장담했지만 이번 대책이 ‘민간의 공급 위축에 대비해’ 마련됐다는 사실은 정부 스스로 주택 공급 위축을 인정한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1·15대책 때 공공부문 대 민간부문의 주택공급비율(2005년 43%대 57%)을 2010년까지 53%대 47%가 되도록 공공부문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대책으로 공공부문의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공공부문의 역할 강화는 민간 건설업체의 위축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박덕배 연구위원은 “1·11대책에 이어 이번 1·31 대책에서 서민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민간부문의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 건설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홍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