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가누차&서던골프장,파란 바다를 무대로 티샷!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1 16:32

수정 2014.11.13 17:15



일본의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 제주도 크기의 이 섬이 일본 골프의 메카로 불린다. 골프장이 40개가 넘고 겨울이면 일본 각지에서 골퍼들이 몰려와 섬을 꽉꽉 채운다. 아열대 기후로 일년 내내 라운드하기에 최적인 까닭이다. 12월 평균 기온이 섭씨 18도, 1월은 섭씨 16도다.

오키나와를 일본 골프의 메카로 만든 데에는 기후적인 조건 외에도 역사적인 배경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이던 1945년. 오키나와는 지리적 요충지로 미국과 일본의 치열한 전장이었다.
당시 오키나와 섬 안에 있던 건물의 90%가 파괴되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군은 이곳에 대규모 군사 기지를 건설했다. 섬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어머어마한 크기다. 주말이면 미군들은 골프를 즐겼다. 처음에 하나이던 골프장은 하나둘씩 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요즘 일본 사람들은 오키나와를 더욱 좋아한다. 이곳 출신의 한 여자 골퍼의 영향이다. 미야자토 아이다. 그는 프로 데뷔 첫해 5승을 거두며 일본 여자 골프계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골프 매장에 가면 실물 크기의 그녀 사진이 걸려 있고 TV를 돌려도 미야자토 아이가 출연하는 광고가 물결을 이룬다. 미야자토 아이의 인기 덕에 변변치 않은 2명의 오빠도 굴지의 골프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이런 오키나와에서 유명한 골프장이 카누차와 서던 골프장이다. 섬 북쪽 7부쯤 되는 곳에 카누차베이호텔&리조트가 있다. 얼마나 넓은지 하나의 작은 도시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개의 호텔과 다양한 레스토랑, 헬스클럽, 교회, 예식장, 사원, 노래방, 수영장, 볼링장, 테니스코트, 미용실, 쇼핑몰, 여행사 등 없는 게 없다. 셔틀 버스는 관광객을 태우고 리조트 이곳저곳을 누비기에 바쁘다.

다양한 놀이시설들이 있지만 핵심은 역시 골프장이다. 카누차 골프장이 바로 리조트의 정원 역할을 한다. 넓은 리조트 안에 건설된 덕에 면적은 일반 골프장의 2배쯤 된다. 홀들이 다닥다닥 붙지 않아 다른 사람들과 부딪힐 염려가 없다.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는 얘기다. 시각적으로도 시원하고 안정감을 준다. 홀과 홀 사이에는 울긋불긋한 열대 꽃이 만발하고 정글은 하늘을 찌른다.

아웃 코스는 빌리지 코스다. 깊은 수림에 둘러싸여 있어 편안하고 정적인 느낌을 준다. 주위에는 잘 정돈된 화단을 끼고 있는 빌라들이 있다.

인 코스는 아웃 코스와는 완전 딴 판이다. 정적인 분위기에서 골프를 쳤다면 이제는 과감한 도전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확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션뷰가 일품이다. 종종 절벽과 절벽을 넘겨야 하지만 심리적인 위축과 그 사이로 부는 바람에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도 멋진 경치 덕에 즐겁다.

섬 남단 동해 쪽에는 서던 링크스 코스가 있다. 명실공히 오키나와 최고의 코스다. 전형적인 해변 코스로 3개 홀을 뺀 모든 홀이 바다를 내려다본다. 바다 빛깔은 마치 잉크를 풀어 놓은 듯 새파랗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티샷을 태평양에 빠트릴 것 같은 호기가 느껴진다. 내리막인 데다 그린 위 깃대가 절벽 끝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나부끼고 있어서다.
7번과 8번홀은 절벽 사이로 바다를 넘겨야 한다. 현재 ES투어(02-775-8383)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사진설명=전형적인 해변 코스인 서던 골프장에서는 3개홀을 뺀 모든 홀이 바다에 접해 있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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