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레스토아 렌즈’ 젊은 시력 찾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1 16:54

수정 2014.11.13 17:15


50대 초반 정모씨는 최근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느꼈다.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시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참고 지냈다. 하지만 밝은 곳에서 오히려 잘 보이지 않고 눈부심도 심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병원을 찾은 정씨는 ‘백내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백내장은 수술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문제는 ‘노안’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백내장 치료는 수술로 혼탁이 온 수정체를 대신해 깨끗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이라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중 한 곳만 초점을 맺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하는 환자는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했다. 대부분의 백내장 환자들은 먼 곳이 잘 보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수술 후 가까운 곳을 보려면 돋보기를 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반면 가까운 곳을 잘 보려면 먼 곳을 잘 보기 위한 근시교정용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백내장 치료 후 먼 곳과 가까운 곳 모두 잘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레스토아 렌즈)가 도입돼 백내장 수술의 후유증인 ‘노안’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원래 수정체의 조절기능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노안과 백내장 한번에 잡는다

백내장 수술시 사용되는 렌즈를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바꾸면 노안과 백내장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렌즈는 렌즈 표면 중심부에 있는 12개의 동심원을 머리카락 두께의 50분의 1(0.1마이크론) 정도로 계단식으로 정교하게 깎아서 이 곳에서 빛이 두 가닥으로 꺾게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근거리와 원거리를 모두 볼 수 있다.

미국 알콘사에서 개발한 레스토아 렌즈는 미국에서 5년간 임상실험한 결과, 시술받은 사람의 95%가 젊은이의 시력을 되찾았다. 최근 미국 FDA 임상실험 결과에서도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80%의 환자들이 안경 없이 운전이 가능해 졌으며 74%의 환자들이 돋보기나 이중초점안경 없이 신문의 사설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인피니티(Infiniti)라는 최첨단 백내장 수술 기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정확성이 보장된다고 한다. 시술 시간은 5분에서 10분 정도로 짧다.

또 레스토아 렌즈 돗수를 잴 때 IOL-마스터라는 첨단장비를 사용하면 정확한 도수를 측정할 수 있다. 이 기계는 기존에 라식수술 받았던 환자는 물론, 다른 종류의 레이저 시력교정교정수술을 받았던 환자도 백내장이 생겼을 때 인공수정체 도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최신 장비다.

박영순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은 “예전에는 백내장 수술을 하면 반드시 돋보기를 껴야 했지만 레스토아 렌즈로 시술하면 젊은 사람처럼 생활할 수 있어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백내장과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노안이 함께 있는 경우 그리고 돋보기 착용이 어색하고 불편한 비교적 젊은 백내장 환자 등이 만족도가 높다.

물론 백내장 환자가 아니지만 원시에 노안이 온 사람도 원한다면 시술할 수 있다. 하지만 수정체를 교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권하지 않는다. 또 일반 백내장 수술은 보험이 적용되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수정체를 교체하려면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백내장 50대 이상 50% 발병

백내장은 우리 눈 속의 카메라 렌즈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상의 초점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단백질이 끼어 혼탁이 오는 질환이다. 50대 성인 50% 이상에서 발병하며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하지만 백내장 증상을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노안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백내장은 방치할 경우 수술 후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수술 시기를 놓쳐 과숙백내장으로 진행되면 안압이 높아져 녹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백내장이 시작되면 눈 속의 깨끗한 수정체에 이물질이 끼인 것처럼 뿌옇게 변해 수정체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줄어들고 빛이 산란해 망막에 잘 모이지 못해 사물이 뿌옇고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백내장은 수술로 수정체를 바꿔주는 방법 밖에 없다.
수술 방법도 진화해 과거에는 10mm정도 절개하던 것이 이제 2∼3mm만 절개해 시행하는 소절개로 대체됐다. 절개 부위가 작으면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인위적인 봉합이 필요없다.
또 과거 백내장 수술 후 동반되기도 했던 안구건조증도 해결됐다.

도움말 누네안과병원 유용성 과장, 박영순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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