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내주까지 20∼30명 탈당할것”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1 17:28

수정 2014.11.13 17:14


여당 내부에서 ‘전당대회 무용론’이 확산되면서 집단탈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집단탈당 규모에 따라 열린우리당이 ‘2·14 전대’가 열리기도 전에 분당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틀을 깨고 제3지대에 모여 통합신당을 만들자는 이른바 ‘제3지대 신당창당’ 논의도 빨라지고 있다.

■여당 의원 20∼30명 집단탈당 초읽기

1일 열린우리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분당 위기에 몰린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임기를 마친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집단탈당 움직임이 물밑에서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집단탈당 가능성이 있는 의원으로는 노웅래·최용규·주승용 의원 등 김 전 원내대표와 함께 여당 원내대표단을 구성했던 의원들과 강 전 정책위원장과 함께 정책라인을 형성했거나 관료출신인 홍재형·박상돈·변재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경 신당파인 양형일 의원을 비롯한 일부 호남권 의원 및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제종길 의원, 정동영 전 의장계인 김낙순 의원 등도 가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도탈당파 소속의 한 의원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10일까지는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면서 “규모는 작아도 20∼30명가량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 전 정책위의장은 이날 그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외부 인사들이 동참할 수 있는 울타리를 우리당 밖에 만들어 주지 않으면 국민대통합신당은 성공할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라면서 “이러한 현실에 공감하면서 통합신당 창당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고 밝혀 금명간 결행할 뜻을 비쳤다.

한편, 여당 전국구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정통관료 출신의 정덕구 의원이 이날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 의원의 사퇴로 빈 자리는 열린우리당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신명 소장이 채우게 돼 우리당의 현 의석(134석)에는 변화가 없다.

■제3지대 신당논의 본격화

이와는 다른 새판짜기 흐름으로 열린우리당의 재선그룹인 임종석·송영길·김부겸·정장선 의원과 민주당의 김효석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 국민중심당의 신국환 공동대표 등 7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중도통합세력을 중심으로 한 원내 교섭단체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

모임에서는 민주당 소속 지역구 의원들이 전원탈당해 열린우리당 재선그룹과 ‘통합신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져 주춤했던 범여권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지 주목된다.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모임이 끝난 뒤 “모두 다 나와 밖의 제3지대에서 창당하는 방안이 대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여당 재선 의원은 “민주당의 결단만 남았다”면서 “열린우리당 재선 의원 10∼15명이 함께 탈당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중도세력의 대통합을 목표로 한 교섭단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으나 최종 결론에는 아직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태 “탈당은 민주주의 배반 행위”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14 전당대회를 원만히 치러 단순한 리모델링이 아니라 진짜 반성하고 거듭 태어나는 대통합신당을 추진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러나 손자병법에 나오는 ‘상옥추제(上屋抽梯)’라는 어구를 인용, “지붕에 올라가는 사다리를 걷어차는 건 일종의 배신행위이자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행위”라며 선도탈당파를 비판했다.


중도파 초선 의원들이 주축인 ‘처음처럼’도 이날 당사에서 “지난달 29일 중앙위원회가 원만히 치러진 것을 환영하며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결의문을 발표하고 탈당을 막기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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