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인터뷰] 日귀국 고이즈미 PRGR 前지점장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1 17:49

수정 2014.11.13 17:14


“발전 가능성은 많은데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명암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유통에 있다.”

한국에서 약 5년 재직하다 오는 2월4일 일본으로 돌아가는 고이즈미 마사히데 PRGR 전 한국지점장(46)은 한국 용품시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 영업담당 이사로 승진하면서 지점장 바통을 넘겨주는 그는 “2002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골프채에 정가가 없다는 걸 알고 무척 놀랐다”면서 “지금은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많다”고 했다.

고이즈미 전 지점장은 ‘개인적 견해’임을 강조하며 유통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가격이 투명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한국 용품시장은 물건만 수입해 파는 에이전트가 대부분이다.
제품을 수입할 수는 있지만 그 브랜드의 철학까지 들어오기 힘든 구조다. 때문에 브랜드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키우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윤 등에 따라 시장이 좌지우지된다. 제품 판매에만 몰두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가격도 들쭉날쭉해진다. 결국 소비자와 업체간에 불신이 생기게 된다.”

그는 외국 브랜드들, 특히 일본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직접 들어오지 않는 것도 유통의 문제점에서 찾았다.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본사가 판매점을 컨트롤할 수도 없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전체 골프계의 파이가 지금보다 커지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젊은층 등 골프시장에 들어올 예비군(잠재세력)은 많다. 하지만 골프를 즐기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잘은 모르지만 골프장, 용품업체, 연습장 등이 합리적인 가격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 골퍼들에 대한 칭찬과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골퍼들은 본인이 실수를 해서 제품을 파손한 것에 대해서도 메이커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건 결국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 “한국 브랜드 중에는 품질이 우수한 제품도 많은데 소비자들이 너무 외국 브랜드만 선호한 나머지 성장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도 했다.

그렇지만 골프에 대한 애정과 열정 등은 오히려 일본 사람들이 배워야 할 점으로 꼽았다.
한국 선수들이 외국에 나가 많은 우승을 거두는 등 선전을 펼치는 것도 부럽다고 했다.

그동안 성격도 화끈한 한국 사람처럼 바뀌었다는 그는 “한국 골프시장은 지금 발전 과정에 있다.
좋은 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문제점들은 하나씩 개선하다 보면 일본보다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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