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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빙선,얼음바다 ‘길잡이’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4 15:41

수정 2014.11.13 17:10



쇄빙선(Icebreaker)은 얼음을 깰 수 있어 남극대륙 주변이나 북극해처럼 얼어있는 바다에서도 항해가 가능하다. 또한 일반 선박이 항해할 수 없는 결빙된 해역에서 항로를 개척해 줌으로써 화물선 선단을 이끌어 화물수송이 가능하도록 돕고 운항하던 선박이 얼음에 갖힐 경우 이를 구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쇄빙선은 독자적인 운항뿐 아니라 다른 선박을 위해 항로를 개척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때문에 일반 선박에 비해 얼음을 깨는 부분인 선수부 또는 선미부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쇄빙선은 얼음을 깨고 나아가야 하므로 일반선박에 비해 구조적으로 튼튼하며 엔진출력이 크다. 얼음을 쉽게 깰 수 있도록 선형의 돌출부가 없는 경사진 선수형상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환경보호와 안정성 강화를 위해 의무적으로 이중선채로 설계되고 있다. 쇄빙선은 빙판위에 올라가 그 중량을 이용하여 빙판을 깨뜨리므로 무게중심을 쉽게 옮기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빙판위에 선체가 완전히 올라갈 경우 빙판에 갇힐 우려가 있으므로 선박이 빙판위로 완전히 올라설 수 없도록 하는 아이스 나이프도 설치된다. 또한 부서진 얼음조각들이 선체에 부딛혀 진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선체 옆에서 물이나 공기를 뿜는 분사장치가 추가된다.

통상 실제 쇄빙선 건조에 앞서 설계가 선행되는데 먼저 기능과 목적에 따라 배의 크기와 승선 인원 규모 및 주요 장착장비, 주 항해지역, 배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적용할 선급 규정, 쇄빙효율 등을 고려하여 선형을 결정한다. 이후 설계된 선형에 따라 제작된 모형선을 사용하여 빙해수조(Ice tank)에서 쇄빙선의 저항추진 성능 및 쇄빙능력 검증시험, 조종시험 등과 같은 다양한 모의시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형을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부설계 완성 후 건조를 시작한다.

이같은 방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쇄빙선이라 하더라도 극지 해역을 항해하기 위해서는 항해지역의 얼음상태 및 유빙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인공위성 등을 통해 항해지역의 얼음 및 기상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거나 헬기 등을 사용하여 사전 정찰한 후 두꺼운 얼음 지역을 피하고 깨어져 있거나 상대적으로 얼음이 적게 분포된 지역을 항해한다.


현재 핀란드의 쇄빙선 건조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건조된 쇄빙선은 조정 성능이 우수한 추진기를 장착하여 180도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아울러 모든 방향으로의 쇄빙이 가능하도록 선수부뿐만 아니라 선측, 선미부도 충분히 보강됐다.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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