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CEO 2007 경영화두] 4. 강권석 기업은행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4 17:10

수정 2014.11.13 17:09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의 민영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지만 완급조절을 할 필요성은 있다고 밝혔다. 또 민영화 이후에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당초 설립취지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라도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관료로서의 생활도 의미가 컸지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장으로서 금융시장에서 기업은행의 역할을 확고히 다져 놓은 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강 행장이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자산 100조원이라는 1·10·100 달성을 주장했을 때 금융시장에서는 회의적인 눈길이 대세를 이뤘다. 강 행장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국책은행으로서의 한계를 감안한 평가였다.

그러나 강 행장은 지난해 인수·합병 없이 자력성장으로는 국내은행 최초로 자산 100조원을 달성하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순이익 1조원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민영화 이후에도 중소기업지원이라는 설립취지가 퇴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장으로 와서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는 우산론을 주창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리스크관리문제 등과 겹쳐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기예보론입니다. 중소기업은 정보수집에 취약합니다. 기업은행이 자금지원뿐 아니라 경제연구소와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고 1인 1사 멘토를 통해 중소기업을 돕도록 하는 제도를 정착시킨 이유입니다.”

기업은행의 민영화에 대해 강 행장은 “이미 지난 94년 기업공개, 2003년 상장을 통해 민영화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며 “국책은행 기능재편안에서도 민영화에 대해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영화를 통해 현재 기업은행의 예금자급률이 65%에 머물고 있는 점 등의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시기에 있어서는 적절한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 행장은 순이익 1조원, 자산 100조원을 달성했고 세계에서 자산규모가 124위에 해당하는 업적을 달성했지만 올해가 기업은행에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성장과 수익, 건전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메이저뱅크로 가기 위해서는 도약대를 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올해 2·20·200(순익 2조원, 시가총액 20조원, 자산 2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것입니다.”

강 행장이 기업은행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단순히 몸집을 키우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에서 18위까지의 은행은 모두 지주회사 형태입니다. 중소기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은행, 보험, 증권이 모두 포함되는 금융그룹이 필요합니다.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강 행장은 생명보험사 인수를 계획했었지만 지금은 가격협상에 교착돼 있지만 인수계획이 변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강 행장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올해 원·달러 환율이 920원대 이하로 갈 수도 있다고 보고 관련부서에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 중소기업들에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환율 쇼크까지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금융기관이 완충기간을 줘야 합니다. 부동산 경기도 마찬가지로 연착륙을 유도해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봅니다.”

강 행장은 “기업은행장 3년은 힘들었지만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보람된 자리”였다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중소기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결코 변치 않을 것”이라며 특유의 넉넉한 미소를 지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누구인가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관료와 전문경영인의 장점만을 두루 지녔다는 평을 받는다.
최악의 불경기로 여겨졌던 2004년 기업은행장으로 부임, 중소기업대출을 큰 폭으로 늘린 것을 비롯해 소매금융에서도 적지 않은 수완을 발휘하며 기업은행의 민영화와 글로벌 뱅크로 성장할 수 있는 도약대를 마련했다. 강 행장은 '비오는 날 우산을 빼앗지 않겠다'는 우산론에서 일기예보론, 주치의론 등 중소기업 사랑에서 비롯되는 수많은 아이디어로 은행의 성장가도를 주도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4회로 관료의 길에 접어든 후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원을 거쳤다.

/vicman@fnnews.com 박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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