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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해외개척·구조조정”

안병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4 17:39

수정 2014.11.13 17:09



미국 최대 은행 씨티그룹이 대폭적인 비용 절감과 해외시장 개척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씨티그룹의 전략 성패 여부에 따라 다른 금융주에 비해 저평가된 이 업체의 주가도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

현재 해외 부문은 씨티그룹 전체 매출에서 44%를 차지하고 있다. 찰스 프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비중을 수년 내에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오는 7월까지 일본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일본내 영업을 강화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지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일본에 소매금융 지점을 현재 25개에서 50개로 2배 늘릴 계획이다.
일본 소매금융 시장 규모는 13조달러로 추정된다.

WSJ는 “일본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중산층 투자 패턴이 저축 일변도에서 뮤추얼 펀드와 주식쪽으로 다변화할 것”이라며 씨티그룹의 지주회사 설립을 일본 중산층 투자성향 변화 측면에서 분석했다. 지주회사 설립으로 씨티그룹이 일본 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더욱 수월해졌기 때문에 씨티그룹이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닛코 코디얼’을 인수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닛코 코디얼은 일본 3위 증권사로 최근 분식회계 스캔들로 위기에 처했다.

씨티그룹은 오래 전에 일본에 진출했으나 최근 일련의 악재로 일본 내 사업이 축소됐다.

이 때문에 일본 매출 비중은 4%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일본 내 순익은 65% 급감해 3억9100만달러로 줄었다.

씨티그룹은 또 지난달 30일 영국 푸르덴셜그룹 인터넷 부문 자회사인 ‘에그뱅킹’을 11억3000만달러에 현금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에그뱅킹은 순수 인터넷 은행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이번 인수로 영국에 약 300만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씨티그룹은 영국 웰스 매니지먼트 기업인 퀼터와 미국 소매업체 센트럴 아메리칸 인수 계획을 밝혔다.

■경영혁신과 비용절감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27일 씨티그룹이 올해 인력감축과 함께 근로자들을 비용이 싼 지역으로 전환 배치하고 리스크 관리부서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자세한 인력감축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용절감 압력을 받아 온 씨티그룹은 올해 10억달러 정도를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씨티그룹의 이익 증가율은 7%를 기록해 이익이 10배나 늘어난 경쟁사 ‘JP모건체이스’ 에 비해 뒤졌다.

이런 이익증가율은 주가에 반영됐는데 현재 55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어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은 896억달러, 순이익은 212억달러로 추정된다. 2005년 순이익은 197억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에 순이익 증가율이 매우 미미했다.

씨티그룹의 윌리엄 로즈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해 “단순한 소규모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측면에서 대규모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비용 절감 정책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런 야심찬 경영혁신 계획이 올해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샌포드 C 베른스타인 Co.’의 애널리스트 하워드 메이슨은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올해 안에 전부 실행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앨 프랭크 애셋매니지먼트’의 존 버킹엄 사장은 “앞으로 많은 부문에서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비용절감 실행과 효과를 보면서 저평가된 씨티그룹 주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anpye@fnnews.com 안병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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