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1조2600억원 규모 신고리 3.4호기 원전 입찰이 유찰된 까닭은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5 15:56

수정 2014.11.13 17:07


총 사업비 1조2600억원 규모의 신고리 3·4호기 원전건설공사 입찰이 유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공사는 4년만에 처음 나온 원자력발전공사인 데다 공사규모도 최대여서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치열한 물밑 수주전이 전개됐었다.

하지만 정작 5일 입찰 뚜껑을 연 결과, 대림산업 컨소시엄만 참여했고 나머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불참했다. 이에따라 입찰 규정상 단독입찰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동 유찰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대형건설사들이 전력을 다해 수주전을 펼쳤던 만큼 유찰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측은 “신고리 3·4호기의 경우 국내 최초로 1400만MW급 원전 공사여서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고도의 설계가 필요한데,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해 이번 입찰에 불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원전공사는 1000만MW급이 최대 규모였고, 1000만MW급 원전공사를 시행해 본 국내업체도 지금까지 없는 상황이다.

겉으로는 이들 업체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속내는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적정 낙찰가격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산정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아무도 1400MW급 원전공사를 해보지도 않았고, 특히 이 공사가 최저가공사(가장 낮게 낙찰금액을 써낸 업체가 낙찰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무자선에서 섣불리 투찰금액을 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전공사의 경우 다른 공사와는 달리 견적실에서 착공, 시공, 준공, 운영 등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품질관리실을 별도로 둬 적정 품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낮은 금액을 써낼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이런 시간을 벌기 위해 일부러 유찰을 시키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고리 3·4호기의 최소 수익성이 보장되는 낙찰가률은 88%, 낙찰가는 1조1088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보다 더 낮아질 경우 수익성은 물론이고 품질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신고리 3·4호기 입찰에는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 50%+삼성건설 30%+GS건설(20%),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43%+두산중공업42%+SK건설 15% ), 대림산업 컨소시엄(대림산업 60%+포스코건설 20%+삼환기업20%)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3.4호기 유찰에 따라 공고를 다시 낸 뒤 내부 협의를 통해 추후 입찰 일정을 결정키로 했다./shin@fnnews.com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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