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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때 中·日보다 최고 5배 타격”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5 17:36

수정 2014.11.13 17:06



국제유가 상승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이 받는 충격이 일본과 중국 등에 비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석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이들 국가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경제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KIET)은 5일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이 국내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국내 기업의 총생산비는 제조업이 0.76%, 전산업이 0.53% 각각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제조업 0.28%·전산업 0.17%)과 중국(제조업 0.14%·전산업 0.15%)보다 제조업은 2.7∼5.4배, 전산업은 3.1∼4배 높은 수치다.

업종별로는 3개국 모두 석유석탄제품과 전력수도가스 등이 큰 타격을 받고 특히 우리나라는 석유·석탄제품(5.72%)을 비롯해 전력·수도·가스(2.20%), 비금속광물제품(0.71%) 등의 순으로 총생산비 상승률이 높았다.

이에 대해 KIET는 우리나라가 일본뿐 아니라 중국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탓이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국가 전체의 물가 및 산업별 생산비가 크게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산업생산 총투입액 중 에너지 투입액은 8.8%로 일본(2.6%)보다 높고 중국(10.2%)보다는 낮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석유 및 천연가스·석유제품의 투입비중은 7.1%로 일본(2.7%), 중국(5.7%)보다 월등히 컸다. 당연히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경제 성장과 함께 에너지를 대량 소비하고 있는 중국이 우리보다 고유가의 영향을 덜 받는 것은 에너지소비 가운데 석탄이 68.9%(2005년 기준)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석탄부존량이 풍부해 소비량의 대부분을 자급하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한기주 KIET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상승할수록 산업별 생산비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그만큼 대외 수출제품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하다”면서 “특히 무역의존도가 높고 수출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제조업은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일본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약간의 생산비 상승도 경쟁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최근에는 유가가 주춤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진해야 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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