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고리 원전 3·4호기 유찰 배경 ‘촉각’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5 21:02

수정 2014.11.13 17:06


총 사업비 1조2600억원 규모의 신고리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 입찰이 유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공사는 4년만에 처음 나온 원자력발전공사인 데다 공사규모도 최대여서 지난해부터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치열한 물밑 수주전이 전개됐었다.

하지만 정작 5일 입찰 뚜껑을 연 결과, 대림산업 컨소시엄만 참여했고 나머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불참했다. 입찰 규정상 단독입찰은 불가능해 자동 유찰됐다. 신고리 3·4호기 발주기관은 한국수력원자력이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측은 “신고리 3·4호기의 경우 국내 최초로 1400㎿급 원전 공사여서 품질 확보를 위해서는 고도의 설계가 필요한데,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해 이번 입찰에 불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원전공사는 1000㎿급이 최대 규모였고, 1000㎿급 원전공사를 시행해 본 국내업체도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그러나 일견 이들 업체의 설명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실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적정 낙찰가격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산정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최저가 공사입찰이라 너무 낮게 써내면 수익성을 맞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아무도 1400㎿급 원전공사를 해보지도 않았고, 특히 실무자선에서는 경쟁업체에 비해 얼마나 낮게 가격을 써내야 할지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어 시간을 벌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전공사의 경우 다른 공사와는 달리 견적실에서 착공, 시공, 준공, 운영 등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품질관리실을 별도로 둬 적정 품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낮은 금액을 써낼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이런 시간을 벌기 위해 일부러 유찰을 시키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신고리 3·4호기의 최소 수익성이 보장되는 낙찰가률은 88%, 낙찰가는 1조1088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보다 더 낮아질 경우 수익성은 물론이고 품질확보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신고리 3·4호기 입찰에는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 50%+삼성건설 30%+GS건설(20%),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43%+두산중공업42%+SK건설 15% ), 대림산업 컨소시엄(대림산업 60%+포스코건설 20%+삼환기업20%)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3.4호기 유찰에 따라 공고를 다시 낸 뒤 내부 협의를 통해 추후 입찰 일정을 결정키로 했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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