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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털기’ 유상증자 봇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6 08:57

수정 2014.11.13 17:06

부실기업들이 잇따라 유상증자가에 나서고 있는 반면 주가 약세로 무상증자는 뚝 끊겼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간 36개 기업이 38건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증자 규모도 6869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 상장기업이 5078억원, 코스닥 기업이 1791억원이었다. 반면 무상증자를 계획한 기업은 단 2곳에 그치고 있다.

■위기보면 증자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 상당수가 설비나 운용자금 조달이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자본잠식이나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처했던 아이브릿지는 32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앞서 전북 전주공장 토지와 건물 등을 73억원에 처분했다.
지난해 12월 93.33%의 감자에 이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인수합병(M&A) 이슈 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대한은박지공업은 77억원(61만350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4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청약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대한은박지공업이 발행한 제5회 무보증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투기등급인 ‘BB+(안정적)’로 낮춘 바 있다.

MP3플레이어 제조업체 엠피오는 591만133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예고했다. 이는 120억원 규모로 증자 전 발행총수(234만6755주)의 두 배가 넘는다. 엠피오는 감자로 인해 거래가 중지됐다.

팝콘필름은 23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보통주 5주를 동일 액면 1주로 병합하는 80% 감자에 이은 결정이다. 팝콘 필름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69.8%로 50%를 넘고 경상손실 규모도 자기자본의 181.7%로 2년 연속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따라 ‘독’(毒) 될 수도

유상증자에 비해 무상증자에 대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상증자가 강세장에선 ‘약’(藥)이 되지만 약세장에서는 ‘독’(毒)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무상 증자계획에 대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상증자는 물량부담이 해소되고 주가 변동성 및 불투명성이 해소될 때까지 매매를 늦추는 것이 좋고 평소 거래량이 적었던 기업이 무상증자에 나설 때는 눈여겨보라는 것. 특히 ‘무상증자 효과’는 증시 상황과 기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일각에서는 무상증자 착시효과가 주식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상증자 소문만 믿고 매수세가 몰리는가 하면 권리락 실시 후 주식값이 싸보이는 착시효과 덕에 해당 종목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양증권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개별 기업의 거래량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증시의 체질이 허약하고 변동성이 크다 보니 유무상 증자가 재료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매매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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