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반갑지 않은 기호 1번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6 15:57

수정 2014.11.13 17:04

한나라당이 기호 1번을 되찾았다.

6일 열린우리당 의원 23명이 집단 탈당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원내 1당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 분이기는 ‘기쁨’보다는 ‘우려’가 더 많다. 원내 1당이라는 책임감에 국고 보조금까지 삭감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남경필 의원이 주최한 1가구 1주택 촉진을 위한 입법공청회에 참석 “한나라당이 제 1당이 됐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짤막한 소감을 내놨다.


이에 앞서 국회 대책회의에서 김 대표는 “지향하는 노선과 과거 ‘4대 악법’ 문제, 사학법 재개정 등에 대해 탈당파든, 잔류파든 분명한 소신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한 뒤 “여당이 분열을 계속하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포기한 것으로 누려야 할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털어놨다.

이와함께 집단 탈당이 ‘기획 탈당’이라는 경계심도 없지 않다.

‘뿌리’가 같은 2개의 교섭단체가 연대해 한나라당을 궁지에 몰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당내에 공공연히 돌고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무늬와 명칭만 다른 교섭단체 난립인데 이해관계에 따라 연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럴 경우 우리는 실질적으로 일을 추진하지 못한 채 책임만 져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국고 보조금이 삭감된다는 것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탈당파들이 정당을 창당하게 될 경우 당장 한나라당 몫의 국고보조금(정당보조금+선거보조금)이 절반 가량 줄어든다”면서 “안 그래도 대선을 앞두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큰 일”이라고 밝혔다.

황 총장은 교섭단체가 1개 늘면 선거·경상보조금 각각 24억원씩 총 48억원이 줄어들고 교섭단체가 2개 늘 경우 각각 36억원씩 72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선거에서 기호 1번을 부여 받는 것도 반길 일만은 아니다.

17대 총선 이후 각종 선거에서 기회 2번을 사용, 재보선 불패신화를 만들어 왔는데 대선을 앞두고 다시 1번을 쓸 경우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돌아오는 4·25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부터 한나라당이 1번, 우리당이 2번을 각각 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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