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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외환보유고 해외증시에 투자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8 10:26

수정 2014.11.13 16:59

한국은행이 넘치는 보유외화를 활용해 해외증시 투자에 나선다.

이는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적정 규모 이상으로 커짐에 따라 보유액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안정성만을 강조했던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운용이 수익성도 겸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위험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한다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 및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메릴린치, 씨티은행, 얼라이언스캐피털 슈로더 등 해외 30여개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한은이 보유한 24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자산 중 일부분의 운용을 위한 사업제안 요청서(RFP·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투자상품 다변화 및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해외주식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 이달 중까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로부터 참여 의사 및 포트폴리오 계획 등을 제출받아 기본적인 데이터를 수집 후 적정 시기를 판단해 투자 규모 및 자산운용사 등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 대상과 관련, 한은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의 우량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환금성(유동성)이 뛰어난 수익성 펀드나 주식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할 계획이다. 대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국, 베트남, 동유럽 등 소위 이머징마켓은 아예 투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측은 아직까지 주식투자 여부나 투자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하지만 한은이 이미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 투자를 약정한 170억∼200억달러 규모를 감안, 이를 넘지않는 선에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운용과 시장 상황을 보아가며 자산운용사의 수와 투자금액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M사 관계자는 “한은이 단기외채에 대비한 외화보유고를 비롯, 적정 외환 수준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에 대해 그동안의 금융채, 자산유동화증권(ABS), 주택저당증권(MBS) 중심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상당 부분 수익형 자산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들었다”며 “이같은 외환보유고가 움직일 경우 해외 증시와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한은이 보유한 24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는 필요 이상을 넘어선 것”이라며 “1500억달러 선을 유지하고 나머지 자산에 대해서는 해외증시를 비롯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수익성 위주의 자산으로 전환 투자하는 것이 포트폴리오나 리스크 관리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위험이 큰 곳에 투자했을 경우 손실에 대한 책임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비판여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오늘날 같이 급격히 환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보유하는 달러를 지나치게 수익성 중심으로 운용할 경우 IMF와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 대처가 지연될 수도 있다”며 “국가재산의 안정적 관리라는 측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자산운용사를 제외하고 외국 운용사에 외환 운용을 맡긴 KIC에 이어 이번 한은도 외환 운용 대상 업체를 외국 자산운용사로 한정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 이지용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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