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미켈슨, 드라이버 고쳤더니 퍼터가 말썽

김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8 13:14

수정 2014.11.13 16:59

‘왼손 1인자’ 필 미켈슨(미국)이 요즘 고민에 빠졌다. 퍼팅 때문이다. 사실 미켈슨은 퍼팅에 일가견이 있다.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수 부문에서 지난해에는 5위에 올랐고, 2000년부터 2002년까지는 ‘톱5’ 안에 들었다. 2004년 43위를 제외하면 지난 7년 동안 한번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미켈슨이 사용하는 퍼터는 L자형이다.
알바벳 L자를 닮은 이 퍼터는 매우 민감해 프로 골퍼들도 다루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미켈슨은 이 퍼터를 고집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결정적인 순간에 퍼팅을 잘 한다면 미켈슨은 꾸준히 잘 하는 스타일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미켈슨의 출발이 부진하다. 첫 대회였던 밥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는 공동 45위에 그쳤고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도 공동 51위에 머물렀다. 자신의 텃밭인 FBR오픈에서는 아예 컷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시즌 데뷔전을 치르기 전 “초반 3∼4개 대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던 것과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초반에 맹위를 떨쳤던 예년과도 180도 다른 양상이다.

원인 중 하나는 퍼팅 부진이다. 미켈슨은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원했던 출발이 아니다. 퍼팅을 좀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외의 언급이다. 미켈슨은 평소 자신의 취약점으로 드라이버샷을 꼽았다. 지난해 다 잡았던 US오픈을 놓친 것도 드라이버샷이 빌미가 됐다. 때문에 미켈슨은 비시즌 동안 드라이버샷을 교정하는 데 매달렸다. 본인도 만족해 한다. 그는 “스윙이 좋아졌다. 드라이버샷 컨트롤도 잘 되고 아이언샷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미켈슨의 발목을 잡은 건 그동안 자신만만해 했던 퍼팅이다. 현재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 수 부문에서 40위를 달리고 있다. 미켈슨은 “그린에서 고전하고 있다. 버디를 잡아야 할 때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퍼팅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아마추어들이 골프에 입문하면서 겪는 초기 증상 중에 이런 게 있다. 드라이버샷이 잘 맞으면 아이언샷이 안 되고, 열심히 아이언샷을 가다듬고 나면 이번엔 드라이버가 안 맞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미켈슨의 지금 처지가 딱 이렇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도 이런 일로 고전한다.
그래서 골프가 어려운가 보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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