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정성으로 빚은 우리과자 ‘한과의 재탄생’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8 16:31

수정 2014.11.13 16:58



이제 며칠만 지나면 ‘돼지 해’인 정해년이 본격 시작되는 설이다. 설은 팔월 한가위, 정월 대보름, 오월 단오와 함께 우리민족 4대 명절중 하나다.

설은 예부터 세수(歲首), 원단(元旦 ), 원일(元日)이라 불리며, 역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희망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이 같이 뜻깊은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에 온가족이 둘러 앉아 맛보는 한과는 정겨운 옛 추억에 잠기게 한다. 한과는 삼국시대부터 전해오며, 임금님상, 명절음식, 잔치음식 등 귀한 사람을 접대하거나 특별한 날에 먹는 품위있고 귀한 음식이었다.

한과는 보통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과류(韓果類)를 말한다.
본래는 생과(生果)를 가공해 만든 과일의 대용품이라는 뜻에서 ‘조과(造果)’ 또는 ‘과줄’이라고도 했다. 그러다 서양과자(洋果)와 구별하기 위해 ‘한과(韓果)’라 부르게 됐고, 이후에는 중국 한대(漢代)에 들어왔다고 해서 ‘한과(漢果)’라 부르기도 했다.

그동안 한과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지만, 명절이나 제사 때 상에 오르는 정도로만 인식되는 등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먹을거리였다. 80년대 한 때 한과가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며 전국의 140여개 업체가 2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한과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된 채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한과 업체 대부분이 영세한 수공업적 생산방식을 택하고 있거나 효율적인 경영·마케팅력 능력이 부족한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과 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바로 웰빙문화에 힘입어 건강식품·전통식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우리 전통 한과의 발전 가능성은 그 어느때 보다 높다.

뿐만 아니라 한과는 대부분 국산 쌀을 일정기간 숙성시켜 만드는 일종의 발효식품이다. 따라서 효소가 많아 소화를 촉진하는 등 우수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화학 색소나 인공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참깨, 녹차, 인삼, 송화가루 등 순수 천연원료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몸에도 좋다.

이제 한과는 특별한 날에만 먹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일상식품이자 어린이들 최고의 건강식품이다. 게다가 한과는 국내를 벗어나 점차 세계인의 식품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당면한 쌀 시장개방으로 고통받는 생산 농가의 고통을 덜어주고, 전통 먹을거리의 맥을 잇고 세계인의 입맛까지도 사로잡겠다는 게 한과 업계의 포부다.

이같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대에 맞춰, 옛 추억의 음식이 아니라 ‘한과’라는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음식으로의 자리매김을 꿈꾸고 있다. 어린시절 할머니가 몰래 감춰 두었다가 어디선가 하나씩 꺼내주던 한과의 달보드레한 맛. 올 설날에는 그 옛 추억을 떠올리며, 담백하고 고소한 한과의 맛을 음미해 보면 어떨까.

■국내 최고 넘어 '한과 메카' 꿈꾼다

'포천 전통한과마을클러스터'는 한과를 지역 특산품으로 집중 특화해,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전시킨다는 비전으로 지난 2004년 12월에 탄생했다.

한과의 뛰어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원료가 중요한데, 좋은 원료를 얻기 위해 이 지역 농가들과 계약을 통해 재배하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농가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한과 박물관 및 체험관 운영 등을 통해 이 지역 관광산업에도 크게 기여, 명실공히 한과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우리 민족의 뛰어난 먹을거리이면서도 영세한 생산여건과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아온 한과가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웰빙시대를 맞아 몸에 좋고 우수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의 확산과 함께 대한민국 전통음식의 대표로 도약하고 있다. 그 바탕은 이곳 포천이 어느곳 보다도 청정 자연 환경으로 한과에 필요한 친환경 원료 생산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기때문이다.

군사보호지역이 많아 개발에 제약이 많았지만, 오히려 이는 수도권에 몇 안 되는 청정지역으로 남게 했다. 따라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청정 쌀과 농산물, 백년초 등의 약초재배가 활발히 이뤄져 한과 생산에 더없이 좋은 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0개의 한과업체가 연 1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모여 있는데, 이는 단위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한과 제조업체수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원료의 안정적 공급과 제조업체 대표가 한과 명인으로 지정받는 등의 높은 기술력이 전통한과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게 해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과를 일본의 화과자(和果子)를 뛰어넘는 고품질의 전통 브랜드로 발전시키고, 이곳을 세계적인 전통한과 메카로 키운다는 비전이다. 또 전통문화적 요소인 한과와 포천의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문화관광사업의 활성화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많은 사업단 중 이곳의 클러스터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한과가 100% 우리 농산물로 만드는 가공식품이란 점이다. 또한 지자체가 주도하는 타 사업단과는 달리, 한과업체가 주축이 돼 생산과 공동브랜드 개발 등을 주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같은 활발한 사업으로 한과시장이 확대되면 100% 농산물에 의존하는 한과의 특성상, 관련 농산물 계약재배 농가의 소득 안정성이 확보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4월 사업단은 지역 농가와 찹쌀 700가마 계약 재배를 비롯해, 7월초 현재는 맵쌀, 콩, 검은콩, 들깨, 구절초, 꿀 등 다양한 농산물의 계약재배를 체결하기도 했다.

신궁전통한과를 비롯한 10개업체들로 구성된 전통한과마을사업단을 중심으로 5개 지역농협 생산단체와 포천시, 대진대학교, 한국식품연구원, 농업기술센터 등이 참여하는 클러스터는 전국의 20개 시범사업단 중 유일한 영리법인이다.

주요 사업은 고품질의 신제품 개발, 공동브랜드 마케팅 구축,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해 세계일류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포천시와 사업단은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는 2010년이면 참여업체의 매출이 두배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매출 신장은 곧바로 관내농가의 농산물 구매증가('07년 75%)와 40%의 고용창출 증대 효과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박물관과 전시 체험관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관광객 증가와 함께 이에 따른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뒤따를 전망이다.사업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포천시 Vison21'을 달성, 세계적인 한과특산 메카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포천 전통한과마을의 꿈은 국내 최고에 머물러 있지 않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화과자를 뛰어 넘어, 우리 전통한과의 우수성을 세계시장에 떨친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한과박물관, 한가원

한가원에서 '몸으로 느끼는 전통의 맛'을 체험해 보자. 이곳은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세계 최초 한과를 테마로 문을 여는 한과박물관이다.

한마디로 '한과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경기도 포천의 명소인 산정호수 인근 3200평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정부지정 한과 명인(김규흔) 총괄 책임자의 전통한과에 대한 혼과 열정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바른 먹을거리를 찾아주고, 세계에 우리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큰 역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한과의 역사와 유래, 온갖 한과 제작도구 등을 설명과 함께 전시해, 한과를 한눈에 보고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세살 입맛이 여든간다'는 말처럼 인스턴트 식품에 병들어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한과를 직접 만들어 맛보게 하는 등, 전통음식문화에 대한 길을 바르게 열어줄것으로 기대된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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