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명성황후’ 스타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8 17:00

수정 2014.11.13 16:58



지난 12년간 뮤지컬 ‘명성황후’를 거쳐간 배우는 3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초연 이후 지금까지 총 790회에 걸쳐 펼쳐진 공연에 모두 모습을 드러낸 배우는 아쉽게도 단 한 명도 없다. ‘명성황후’ 연출자이자 제작자인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초연 다음해인 지난 96년부터 낭인 등의 배역을 맡아온 박상희씨가 11년간 무대를 지켜온 최다 출연 배우”라고 소개했다.

‘명성황후’하면 가장 먼저 성악가에서 뮤지컬배우로 변신한 ‘명성황후의 히로인’ 이태원이 떠오르지만 사실 명성황후 역을 맡은 여배우는 모두 6명이다. 지난 95년 초연 때부터 96년까지 1대 명성황후로 열연한 연기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기 여배우 윤석화. 지난 83년 연극 ‘신의 아그네스’로 스타덤에 오른 윤석화는 뮤지컬 ‘명성황후’로 제2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대 명성황후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 출신의 이태원과 이화여대 성악과 출신의 김원정. 윤호진 대표는 “당시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뮤지컬배우가 전무했던 시절이기 때문에 연극배우나 성악가를 가르쳐서 무대에 올렸다”면서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만난 젊은 성악가 이태원과의 조우는 ‘명성황후’로서는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명성황후 역은 이후 김현주(2000년), 김지현(2000∼2001년) 등을 거쳐 제6대 이상은(2003년∼현재)까지 모두 6명의 ‘국모’를 배출했다. 오는 17일부터 초연 무대인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는 2007년 공연에는 이태원과 이상은이 절반씩 나눠 명성황후 역을 맡는다.

티켓파워 1위를 자랑하는 조승우도 ‘명성황후’를 거쳐갔다. 지난 99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데뷔한 조승우는 2000∼2001년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고종 역을 맡아 뮤지컬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드러냈다. 뮤지컬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던 조승우는 지난 2004∼2005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영화 ‘말아톤’의 흥행 성공으로 특급배우의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말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홍경인도 ‘명성황후’가 배출한 스타다. 지난 95년 초연 무대에서 고종 역을 맡았던 홍경인은 당시 20세의 청춘스타로 명성황후 역의 윤석화와 무려 스무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꽤 비중있는 역을 소화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현재 SBS 드라마 ‘소금인형’에서 황수정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영호도 95∼98년 ‘명성황후’ 무대를 누볐다.
출중한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록밴드 ‘지풍우’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영호는 최근 TV와 스크린으로 무대를 넓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초연 무대에서 왕세자 역을 맡았던 허정민은 이후 아이돌 그룹 ‘문차일드’의 멤버로 활동하다 최근 연기자로 변신,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와 TV드라마 ‘맨발의 청춘’ 등에 출연했다.
허정민은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중학교 시절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면서 “커튼콜의 막이 내려가는 순간의 그 벅찬 감동 때문에 연기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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