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韓銀 해외증시 투자 공식발표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8 17:19

수정 2014.11.13 16:58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본지(8일자 1면, 3면)가 단독 보도한 ‘한은 외환보유고 해외증시에 투자’의 내용을 확인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가 넘는 마당에 과거 300억달러 수준일 때와는 외화운용이 달라져야 한다며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외화운용의 기본원칙에 충실한 가운데 선진국 우량주식에 투자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콜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앞으로는 ‘균형잡힌 판단’을 할 시점이 됐음을 강조해 통화정책이 ‘금리인상기조’에서 ‘중립적 기조’로 바뀐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 총재 ‘해외주식 투자 나설 뜻 있다’

이날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콜금리 동결보다 한은의 해외주식 투자 여부에 질문이 집중됐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외환보유액중 어느 자산에 투자하느냐 하는 기본 원칙은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가능한 범위내에서 수익률도 높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선진국 우량주식은 외환보유고 운용대상에 포함돼 있고 한국투자공사(KIC)와 자산운용 위탁계약을 할 때도 선진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해외 주식투자)을 컨트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주식투자에 대한 한은의 입장이 바뀐 배경에 대해 “(외화 운용에 대한 생각은) 외환보유액의 상대적인 크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300억달러 수준인 시절과 2000억달러가 넘는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KIC가 한은의 위탁을 받아 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KIC도 본질적으로는 한은의 여러 수탁기관중 성격이 다소 특별한 한 곳에 불과하다”며 “주식투자 여부는 한은과 KIC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은 외환보유고의 자체 운용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한은이 사실상 외환보유고로 해외주식투자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시기와 규모만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와 관련, 한은은 먼저 10억∼20억달러를 선진국의 우량주식에 투자하고 이후 외환보유고의 증가, 자본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식투자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주춤, 집값 안정 감안 콜금리 동결

한편 이날 한은 금통위는 콜금리를 4.50%인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콜금리는 지난 9월 이후 6개월째 동결됐다. 이는 최근 경기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물가와 집값이 안정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재 판매 증가세(전년 동월대비)가 전월 4.3%에서 2.7%로 둔화된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소비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설비투자추계지수 증가율이 전월 5.4%에서 2.1%로 떨어지고 국내기계수주도 5개월만에 감소로 전환되는 등 최근 국내경기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집값은 지난 1월 강남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1.1%, 전국적으로는 1.0% 상승하는데 그치며 그동안의 급등세가 진정되고 소비자물가도 1월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이 1.7%로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 총재는 “최근 민간소비 증가세가 주춤하고 제조업 생산증가율도 조금 낮아졌지만 경기는 대체로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을 예상한 당초의 경로를 따라가고 있고 부동산가격 상승률은 낮아지고 있으며 은행 대출도 감소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콜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인상기조에서 중립 쪽으로 전환(?)

아울러 이 총재는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해 “물가나 경기, 금융시장 등에서 어느 한쪽에 크게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균형잡힌 판단을 하는게 더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집값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집값 안정에 실린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쪽으로 이동하면서 통화정책도 금리 인상기조에서 중립기조로 바뀐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총재는 ‘균형잡힌 판단’을 설명하면서 “그간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차입자의 이자부담이 늘긴 했지만 새로운 차입수요를 줄여 부채의 누적적 증가 부담을 예방했고 최근 은행 여신증가속도가 주춤하고 아파트가격 상승세도 꺾였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을 유달리 강조해 시장의 해석이 다소 엇갈렸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보고 현 콜금리 수준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

■사진설명=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콜금리 동결과 함께 한은이 해외주식 투자에 나설 뜻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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