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사전 약관 명시는 부당” 난색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8 19:29

수정 2014.11.13 16:57


정보통신부가 재고 휴대폰에 대해 추가로 보조금 지급을 허용할 예정인 가운데 이동통신 업체들이 일제히 난색을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이통업체들은 정통부가 '재고폰 지정 및 약관 명시'로 정책 방향을 정한데 대해 비용 부담 증가, 제조사와 관계 경색 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휴대폰 제조사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재고폰에 들어갈 보조금을 분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통사 난색, 속뜻은

이통3사의 '재고폰 추가 보조금' 반대 이유는 '3사 3색'이다. 재고폰에 대해 보조금을 더 줘야 한다는 목소리는 SK텔레콤으로부터 나왔다. 몇몇 '대박 모델'을 제외하면 많은 휴대폰이 재고로 쌓이는 상황에서 부담 해소를 위해서는 제조사에 '비용 분담'을 요구할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약관에 '재고 해소를 위해 별도 보조금을 줄 수 있다' 정도로 표시하고 재고폰 상황에 따라 업체가 대리점·홈페이지 등에 모델과 액수를 공지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정통부가 '재고폰 종류 약관 명시'로 정책을 굳힌 데 대해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됐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은 '사전 약관 명시'에 따라 재고폰에 들어갈 보조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비게이션폰 등 전략단말기 출시가 어려워진 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는 휴대폰만 납품받게 되면서 휴대폰 라인업이 경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TF·LG텔레콤도 재고폰 추가 보조금 지급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KTF는 3세대(G)에 전력투구해야 할 상황에서 2G 재고폰에 비용이 늘어나게 된 점이 큰 부담이다. KTF 관계자는 "보조금을 통한 2G 시장 경쟁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LG텔레콤은 보조금 경쟁 자체를 원치 않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통망 관리 부실로 쌓인 재고 단말기를 보조금으로 해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통업체의 난색에도 불구하고 정통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통부 관계자는 "재고 단말기 보조금 정책은 내년 보조금 법 일몰에 대비한 연착륙"이라며 "약관 신고 없이 보조금을 준다는 것은 현행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도 큰 부담

휴대폰 제조사들도 부담이 크다. '갑' 위치에 있는 이통사들이 제조업체에 재고폰 추가 보조금 부담에 대해 '성의 표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들은 재고 단말기를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의 비용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 제조사가 유통망에 직접 쓰는 장려금이 불법 보조금으로 인식되면서 재고가 늘어나게 됐고 재고 소진을 위해서는 제조사도 보조금을 분담해야 한다는 게 이통사의 생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리점 재고는 결국 제조사의 신형 모델 판매부진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제조사 보조금 양성화 방안으로 재고폰 추가 보조금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걱정이 크다. 한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팬택 등 특정사의 재고폰 소진 및 업체 간접 지원을 위해 재고폰 보조금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이통사를 비난했다.
다른 제조사 관계자도 "재고 휴대폰 추가 보조금으로 이통사의 지위 남용이 커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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