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입장차만 확인한 ‘민생회담’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09 16:28

수정 2014.11.13 16:56

노무현 대통령과 제1야당인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청와대에서 1년6개월여만에 회동했으나 결과는 예상대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채 끝났다. 특히 개헌이나 대선중립관리 문제 등 민감한 정치적 현안은 날선 공방만 벌였다는 평이다.

민생·개혁관련 문제부터 개헌,대선관리까지 광범위한 현안에서 일부의 사안을 제외하고는 애초부터 양측의 간극이 컸기 때문이다. 전날 마무리지었다는 공동발표문도 합의가 아닌 논의된 내용을 단순 발표한다는 수준에 그친 것도 3차례 이상 진행된 양측의 사전조율 노력이 쉽지 않았음을 반영한다.

다만 지방투자 활성화문제나 부동산문제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부동산 공공부문 확대는 공감...긍정적 반응

한나라당은 먼저 자신들이 추진중인 주거급여법 통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별도로 논의하자며 논의를 차후로 미뤘다.

부동산정책이나 분양원가 공개확대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재정적 측면에서 서로 의견이 많으나 세부적 문제는 논의하자”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공공부분에 대해서는 이의가 없지만 민간부분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다”고 말하고 절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국 공동발표문에는 분양원가 공개 확대 및 한나라당의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 등 양측의 부동산대책을 성사시키는데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지임대부분양주택의 명칭에 좀 문제가 있다”고 말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특히 “좋은 제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민생부문, 이견 크게 좁히지 못해

정부법안인 노인수발보험에 대해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관련 법안인 ‘노인요양보험법안’을 거론하며 상호 협력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일할 의지가 있으면 그 의지를 담보로 신용대출해주는 빈곤층자활프로그램으로 재단법인인 사회책임연대은행 설립을 요구했지만 노 대통령은 실무차원에서 협력해 처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대학생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 대학 기부금 확대방안으로 10만원의 세액공제를 도입해 기부금을 장학금으로 쌓는 것,물가인상률을 초과하는 등록금 인상부분 통제 등을 요구했다. 특히 소득연계형으로 대출이자를 변동시키는 방안을 당장 시행해 줄 것도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법내용을 봐서 정책실현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기부금 활성화문제는 서울 유수대학과 지방대학간의 차이를 언급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협력해서 처리하자는 선에서 답했다.또 등록금 적정수준 유지와 장학금 지원 및 학자금 저리융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방투자활성화 적극 추진

강대표는 기업투자활성화와 관련 “조속히 지방투자촉진법안과 정책이 수립돼 국회에서 통과돼 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행정규제 인허가를 완화하거나 외국인투자자들의 세정지원,법인세 인하 등을 거론했고 대기업 지방투자시 출자총액제한을 완화하는 등 한나라당이 준비중인 지방투자촉진법안을 적극 검토하고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방투자와 관련 정부안과 한나라당안의 차이점을 지적하며 현재 중앙이 부지를 선정하고 지방이 그 이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에서 지방이 부지선정부터 조성까지 모두 책임지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정부와의 생각이 너무 비슷하다”면서 구체적 문제에 관해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