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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리치] 부동산 투자고수-“공부하고 발품팔고 인맥 쌓아라”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2 18:13

수정 2014.11.13 16:45



“초보와 고수의 차이는 딱 하나예요. 초보는 모두에게 알려진 가격만 봅니다. 반면 고수는 숨겨진 가치를 볼 줄 알아요. 그 눈을 키우는 것이 고수가 되는 비결입니다.”

<부동산고수가 되려면 내공을 쌓아라>의 저자 권혁기 LBA부동산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의 말이다. 흔히 부동산을 평가할 때 이야기하는 내재가치, 미래가치, 희소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배우라는 뜻이다. 어떻게 할까.

■내 처지에 맞는 길을 찾아라

우선 공부하고 또 공부하라는 것이 부동산 고수들의 한결같은 강조다. 물론 스스로 설정한 목표의식이 명확해야 한다.
‘내집마련’ 혹은 ‘부동산 관련 직업 구하기’ 등 목표가 명확할 수록 공부는 더 잘 되는 법이다.

공부의 방법과 영역은 다양하다. 혼자 책을 읽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부동산 고수의 반열에 오른 사람도 있고, 부동산대학원 등 전문교육기관에서 정식 교육을 받은 사람도 있다. 또 건설이나 부동산 관련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전문가 대열에 진입한 고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이런 방법을 모두 병행하기 마련이다. 독학을 하다가 흥미가 생겨 정식 교육과정에 들어가기도 하며, 그게 인연이 돼 부동산 관련 일을 평생 업으로 삼기도 한다.

20년 동안 단돈 400만원 산동네 단칸방에서 30여 차례 이사를 다녀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삼성아이파크에 입주한 봉준호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처음엔 건축사 출신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해 개발업무를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땅을 많이 보러 다닌 경험이 그를 고수 대열에 올려놓았고, 그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독립해 부동산 관련 각종 상담과 컨설팅을 맞는 전문가가 됐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각종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의 단골로 자주 출연하는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학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그녀는 건설산업연구원에서 시황분석을 맡은 것이 계기가 돼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녀는 “잘 모르는 만큼 더 열심히 공부했더니 어느덧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중엔 은행에 다니고 있거나 은행원 출신 금융전문가가 많다.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 금융 대출로 이뤄지는 만큼 낮은 금리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유리할 수밖에 없어서다. 고준선 신한은행 PB팀장,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등이 그런 사례다. 박상한 유엔알 사장도 은행원 출신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부동산을 담당하던 기자 출신으로 부동산 전문가 반열에 오른 고수로 통한다. 법무법인 TLBS 박미옥 팀장은 평범한 주부생활을 하다가 부동산 고수에 오른 케이스다. 박 팀장은 “평소 부동산에 관심을 가졌다가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 진학했고, 처음에는 경매분야에서 실무를 쌓은 뒤 지금은 부동산 전체 영역으로 업무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경매 공부는 속성 코스

자신의 일이 부동산과 관계가 없다면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인터넷 동호회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부동산 전문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각종 인터넷 정보업체 사이트 등에 있는 동호회 활동을 통해 부동산 흐름, 이슈 등을 파악하고 직접 의견도 남기면서 활동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관련 법률, 경매 공부는 필수라고 권한다.

권혁기 전문위원은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를 판단할 모든 제한 및 가능성은 부동산 관련 법률에 다 나와 있다”면서 “부동산관련 법률 350여가지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시간을 들여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종 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전문 강좌는 트렌드를 익히는 데는 좋지만 자칫 편향된 판단을 할 수 있다”면서 “6개월 이상 공부하는 대학원이나 부동산 전문강좌를 찾아서 들어보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는 “부동산 고수가 되는 빠른 길은 경매를 공부하고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면서 “각종 권리관계 등을 분석하다 보면 함정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들을 피하는 방법을 알아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건을 보는 노하우가 쌓인다”고 강조했다.

■현장·인맥만들기 필수

물론 부동산 고수는 이론만이 아닌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현장을 훤히 꿰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길진홍 부동산뱅크 팀장은 “부동산은 실제 거래 단계에서 세금문제에서 권리관계에 이르기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복병을 만나기가 다반사”라면서 “현장을 방문해 입지여건을 비롯한 물건 현황을 꼼꼼히 살피는 과정을 많이 겪은 사람이 진정한 고수”라고 말했다.

현장을 다니다 주요 지역의 중개업자들을 사귀어 놓는 것도 고수가 해야 할 일이다. 중개업자만큼 지역 속사정을 꿰고 있는 사람은 따로 없기 때문. 그렇게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 시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네트워크를 잘 만들어 놓는 것이 부동산 고수의 필수 조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강조다.
국내 최대 인맥을 자랑하는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출신들이 가장 애지중지하는 필독서는 다름 아닌 ‘부동산대학원 인명록’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수시로 시황을 확인하고 사업전략을 세울 수 있어서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출신 중에 부동산 고수가 많다는 평가는 이런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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