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울 중소형 평형 아파트 넘친다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2 21:06

수정 2014.11.13 16:45


서울시가 앞으로 조성할 뉴타운 15개지역에 중대형평형 비중을 줄이고 소형평형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미 이들 지역은 소형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이어서 소형평형 비중을 놓고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올 1월말 기준으로 이들 지역의 중·소형아파트 비중은 80%를 웃돌 정도로 중소형 평형 일색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강북지역 뉴타운은 최근 서울시가 중소형평형 비중을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전문가들이 ‘슬럼화’, ‘강남·강북 차별화 심화’ 등의 역효과 우려를 지적한 바 있다.

이미 중소형 평형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강북은 뉴타운사업으로 소형비중이 더 높아지는 반면, 강남은 재건축으로 소형비중이 감소해 두 지역의 차별화는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강북을 강남처럼 만든다’는 당초의 뉴타운 개발정책이 현실에 부딪히면서 이전의 단순 재개발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울, 중소형아파트 넘친다.

향후 건립될 서울지역 2,3차 뉴타운(도시 재정비 촉진지구)은 강서구 방화,노원구 상계,송파구 마천·거여,성북구 장위동,동작구 노량진·흑석,서대문구 북아현 등으로 13개구(區)에 15곳이다.
이곳 뉴타운에 소형평형아파트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1월말 현재 강서구, 노원구 등 13개구의 전체 아파트가구수(재건축,주상복합 포함)는 총 63만6444가구로, 이 중 대형으로 분류되는 40평형이상은 10만가구 남짓에 불과하다. 중소형아파트는 53만2948가구로 8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노원구의 경우 소형평형대 쏠림 현상이 어느 지역보다 심한 상태다. 전체 13만가구중 8만6280가구가 30평형미만의 소형아파트다. 현재 노원구 아파트 가운데 10가구 중 6가구이상이 소형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상계동 뉴타운 지역에 소형평형을 확대해 짓는다면 노원구는 그야말로 소형대표단지로 자리매김하는 꼴이다.

노원구가 상대적으로 집값이 안오르는 이유도 소형 편중현상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서구,양천구 등은 소형평형이 해당지역 전체 아파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금천구와 중랑구는 60평형 이상 아파트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뉴타운이 들어서는 13개구 가운데 대형(40평형이상)아파트가 1만가구를 웃도는 지역은 송파구, 양천구 단 두 곳 뿐이다.

50평형이상이 500가구에도 못미치는 지역은 관악구(376가구),금천구(288가구),동대문구(434가구),은평구(175가구),중랑구(324가구) 등 5개구에 달했다.

■서울시 “중대형 수요 없고 조합원수 많아 불가피”

서울시의 뉴타운지역 평형별 건립비율 선회는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밑바탕을 깔고 있다. 서울시 박희수 뉴타운사업단장은 “지역주민을 수용하자면 불가피하다”며 “뉴타운 사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단장은 뉴타운의 평형별 건립비율은 전용면적 60m²(18평) 이하는 20%이상, 85m²(25.7평) 미만은 40%이상, 85m²(25.7평)초과분은 나머지로 규정하고 있어 대형평형을 줄여 지역주민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방침대로 노원구,강서구,양천구 등에 소형평형대를 확대할 경우 그 비중은 전체 아파트의 70%에 육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뉴타운을 만들어놓고도 강남 수요분산은 커녕 오히려 강북·강남의 차별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참고로 강남구는 현재 10가구(전체 10만2827)중 4가구(3만8427)가 소형평형이지만, 재건축으로 중형대이상으로 확대되는 아파트가 적지않아 소형아파트 가구수 비중은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강북은 뉴타운사업으로 소형이 늘어나는 반면, 강남은 재건축으로 중형대 이상의 아파트가 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 “애초 불가능했던 사업”

이때문에 서울시가 처음부터 중대형 중심의 뉴타운사업이 불가능했는데도 마치 가능한 것 처럼 애드벌룬을 띄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원갑 스피트 뱅크 부사장은 “전체적으로 40대초반의 교체수요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대형평형에 대한 수요욕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강북은 중대형을 늘려 고급단지를 조성해야 강남 수요를 끌어들이는데 이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북도 중대형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지금 와서 중대형 단지가 불가능하다는 건 당초 수립한 계획이 잘못됐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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