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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 한국경유 제3국으로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3 09:24

수정 2014.11.13 16:44

관계당국에 덜미를 잡힌 ‘짝퉁 삼성 반도체’는 국내외를 넘나드는 글로벌 유통경로를 거치는 지능적인 수법을 활용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관계당국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초 ‘짝퉁 삼성 반도체’를 제조한 것은 중국 제조업체인 D사로 전해졌다. 중국 D사는 삼성전자의 1G 낸드플래시와 외견상 흡사한 반도체를 만들어 한국내 A사로 수출하는 절차를 밟았다.

지난 2∼3년 동안 휴대폰과 MP3플레이어 등 모바일기기 산업의 성장세와 더불어 필수부품인 낸드플래시는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이에 편승해 ‘짝퉁 삼성 반도체’를 만들려는 시도가 이뤄진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짝퉁을 만들면 수익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사는 D사로부터 공급받은 ‘짝퉁 삼성 반도체’를 한국내 B사로 되팔았다. B사는 다시 제3국의 C사로 역수출을 시도했다. ‘D->A->B->C’ 순으로 연결되는 4사 연결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그러나 계속되던 4사 연결고리는 올해 들어 깨졌다. C사가 공급받은 짝퉁 삼성 반도체를 반품 조치했기 때문이다. 반품된 짝퉁 삼성 반도체는 국내로 다시 반입되는 과정에서 정부당국의 의심을 받아 적발됐다.
외형은 진품과 흡사했으나 외부 포장에 제조사 인장이 없는 등 허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자칫 관계당국에서 소홀히 여겨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철저한 통관절차로 적발하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정부 산업보안 전문가는 “점점 짝퉁 제품 제조가 지능화되어 가고 있고 유통도 글로벌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 짝퉁 반도체 적발을 통해 보다 강력한 적발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외 모조품을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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