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업의 뿌리 제조업] 모노쓰쿠리-히토쓰쿠리 전국포럼

이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3 16:42

수정 2014.11.13 16:41


일본 도쿄 중심가에 현대적 건축미를 자랑하며 우뚝 서 있는 도쿄 국제포럼홀. 국내외 큰 행사를 치르는 대형 시설로 서울의 코엑스와 같은 곳이다. 지난 2일 오후 이 곳에서 일본 제조업의 양대 기반인 ‘모노쓰쿠리’(좋은 물건 만들기)와 ‘히토쓰쿠리’(인재양성)를 알리는 전국행사가 열렸다.

‘모노쓰쿠리(モノ作り)·히토쓰쿠리(人作り) 전국포럼 도쿄대회’로 불리는 이 행사는 일본의 고등전문학교 학생들에게 제조업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인식시켜주기 위해 마련됐다.

일본 정부와 중소기업지원기관, 언론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에는 행사 취지에 맞게 도쿄지역의 주요 공과계열 학교의 남녀학생 1000여명이 단체로 참석했다.

일본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인사말에서 “포럼은 ‘건강한 모노쓰쿠리 중소기업 300사’에 선정된 기업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 등 활약상을 집중소개해 모노쓰쿠리의 매력을 많은 젊은이에게 전달하고 장래의 진로를 제조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모노쓰쿠리 기업은 산업용 도르레(풀리)를 만드는 나베야 바이테크회사(NBK), 무선 헬리콥터 제작사인 히로보 2개사. 이들 업체의 대표와 함께 대학교수, 논픽션작가, 인기 탤런트 등이 패널리스트로 나와 ‘꿈을 가지고 있는 중소기업’이란 주제로 모노쓰쿠리의 중요성을 참석한 기업체 관계자나 학생들에게 솔직담백하게 전해줬다.


방직회사 부도로 인해 무선헬기 제작으로 업종전환한 히로보사는 행사 초반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으로 제작한 200g의 초경량 헬기를 원격조종으로 직접 시연해 보여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토론자들은 일본기업의 99.7%(443만개사)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일본 경제성장의 근본이라는 인식에 공감을 나타냈다. 반면에 고도성장을 이끈 단카이 세대의 대거 퇴직에 따른 일본 제조업의 국제경쟁력 대응과 제조기술의 계승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며 모노쓰쿠리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무선헬기 개발로 15년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는 히로보의 마쓰자카 사장은 “헬기가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보다는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없고 그래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팔리지 않는 것을 팔리도록 만드는 것이 모노쓰쿠리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도쿄도립고등전문학교 재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소개됐는데 ‘취업을 희망하는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중소기업을 택한 응답자는 13%를 차지했다. 조건에 따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선택하겠다는 대답도 49%였다.
일본산업계에 중소기업의 공헌도는 56%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히토쓰바시대학의 이타미 히로유키 교수는 “어리지만 정확히 자신의 미래를 중소기업으로 선택하는 학생이 13%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모노쓰쿠리 포럼은 다소 무겁고 딱딱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TV 쇼프로그램 MC 출신 사회자의 매끄러운 진행과 토론자들의 솔직하고 유쾌한 재담, 중간 중간에 대형화면을 통해 모노쓰쿠리 기업의 활약상 방영으로 2시간 이상 진행에도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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