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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힘을 키워라] 대투증권,하나금융 업고 금융시장 ‘멀티플레이어’ 꿈꾼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3 17:03

수정 2014.11.13 16:40


국가대표 축구팀 박지성 선수를 두고 ‘산소 탱크(Oxygen Tank)’라고 말한다.

쉬지 않고 운동장을 뛰어 다니는 멀티플레이어의 모습을 두고 붙여진 별명이다. 멀티플레이어는 수비와 공격을 잇고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야 한다. 선수들에겐 큰 기회이며 동시에 부담도 따른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은 흩어져 있는 법조문을 단순히 모아 놓는 게 아니다. 증권·선물·투신·자산운용회사 등 자본시장 필드를 뛰는 선수들이 멀티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규제를 푸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회사들엔 기회이자 위기다.

대한투자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변화된 시장에서 멀티플레이어를 꿈꾸고 있다.

김정태 사장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대투증권을 종합자산관리회사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익구조의 다각화를 위해 수익증권판매, 브로커리지, 채권부문, 기업금융부문, 고유자산운용 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영업위주의 조직개편과 중국, 싱가포르 시장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 하고 있다.

■금융도 서비스, 힘을 키워라

세계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떨어져 가던 영국은 1986년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다. 런던발(發) ‘빅뱅(big bang·대폭발)’이었다. 은행과 증권업간 장벽 철폐, 증권거래소 가입 자유화 등 획기적인 벽 허물기로 시장 파워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통법 역시 ‘동북아 금융 허브’를 만들기 위해 울타리를 허물겠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식 금융투자회사 설립이 허용되면 규제와 간섭 때문에 “못 해 먹겠다”는 핑계가 무의미 해지는 것이다. 스스로 실력을 탓해야 할 때가 오고 있는 것이다.

대투증권은 실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인식아래 조직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인재 양성이다. 해외 MBA나 KAIST 금융공학과정 등에 대한 직원연수를 크게 확대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외부 인사들도 영입할 계획이다.

김정태 사장은 “증권, 은행 할 것 없이 모든 금융 서비스업의 본질과 절대가치는 ‘고객의 기쁨’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고객을 기쁘게 하기 위해 최상의 시스템을 갖추고, 최고의 전문인력 양성에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리서치 부문의 강화도 두드러진다.

대신증권 출신의 스타 리서치센터장이었던 김영익씨를 최근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와의 통합 등으로 기존 30여명인 리서치센터 인력을 50∼6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와 통합,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익 리서치센터장(부사장)은 “3년 임기내에 상위권 리서치센터로 만들기 위해 애널리스트, 스트레지스트, 이코노미스트, 채권애널리스트 보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자산관리 기틀 마련

조직을 추스르는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마케팅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고, 하나금융지주와 시너지효과 극대화, 수익원 다각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마케팅본부를 신설해 상품 전략 및 마케팅 기능을 결합했다.

신설된 마케팅 본부 내에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기획 및 관리를 추진하는 마케팅전략팀과 기존의 부서별 온라인 e비즈니스 업무를 총괄 전담하는 e비즈니스부가 신설돼 오프라인-온라인 마케팅을 전담하게 된다.

투자 관련 조직기반도 탄탄히 했다. 고유 자산의 효율적 투자와 운용을 위해 자산운용부를 본부로 격상시켰고 채권영업 활성화를 위해 채권영업부를 채권본부로 확대했다.

채권본부 내에는 채권영업부 및 채권리테일부를 두고 채권영업 채권매매 채권금융상품 소매업무 등을 전담하게 된다.

자산관리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WM(Wealth Management)본부를 신설했다.

WM본부는 하나은행과 연계해 하나금융그룹 내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증권 영업망도 통합했다. 대투증권은 이번 통합으로 총 129개의 전국 영업망을 갖춘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수익사업 다각화 해외사업 시동

“종합자산관리사(Total asset management)로 간다”

김정태 사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내건 목표다. 대한투자증권은 수익증권 판매 시장에서 점유율 7.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회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10%대로 끌어올려 업계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이는 업무영역 확대를 위한 기반을 확보하고 수익 확대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려는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대한투자증권은 현재 5000억원 수준인 자기자본을 향후 5년 내 1조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보다 직접적인 방법으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마쳤다. 회사측은 유상증자 자금을 기반으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높임으로써 향후 장외파생업무, 자기자본투자(PI) 및 해외투자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또 주식과 파생상품 등으로 PI를 늘리고 기업 인수ㆍ주선 등의 기업금융 부문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며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김정태 대투증권 사장은 “이번 유상증자와 조직개편을 통해 향후 대한투자증권이 국내 최고의 종합자산관리회사로 성장하는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향후 신규사업 및 해외진출을 통해 경쟁력 있는 대형투자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도 업계 10위권 내인 5%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대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합쳐도 2%대에 머물고 있어 금융그룹 관계사들의 고객기반을 활용해 대형 증권사의 면모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금융그룹 내 관계사들과의 협력 및 연계 영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 관련 대출에 강점이 있는 관계사 하나은행과 연계해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로 특화전략을 펼칠 생각이다.

대한투자증권은 고유 계정을 활용한 자산운용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대투증권은 채권 위주의 안정적인 상품에만 투자했을 뿐이다. 이로 인해 주식 시장이 호황이었던 2005년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그러나 올해는 고유계정 투자 규모를 늘려 주식 및 파생상품으로 운용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탁업 및 장외 파생상품 판매 등 신규 업무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PI 및 부동산 PF 등 업무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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