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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규제,투자에 영향없다”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3 17:45

수정 2014.11.13 16:39



기업에 대한 출자규제는 투자와 연관이 없으며 순환출자 등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이를 민간 자율로 해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출총제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 창출이 부진해진다는 재계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강철규 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전 공정거래위원장)와 이재형 서울대 BK21사업단 부교수는 14일 서울대에서 발표할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앞서 13일 배포한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실증연구’라는 논문에서 “출총제는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른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출자가 설비를 늘리거나 개선하는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도입된 지난 1987년부터 2005년까지 시계열 자료를 분석했다.

강 교수 등은 출총제가 완화됐던 2004년과 2005년에 출총제 적용대상으로 연속 지정됐던 9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 중에서 2년 연속으로 실제 출자를 진행한 65개 계열사들에 대한 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출자는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같은 결과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자는 투자뿐 아니라 여타의 기업들에도 영향을 주지 않으며 기업들의 투자성향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투자성향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교수 등은 투자와 타회사 출자간 직접적인 관계가 적은데도 영향이 큰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세대를 넘어 소유권과 지배권간의 괴리를 지속하거나 묵인 내지 합법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순환출자 등의 문제는 여전히 있으며 민간 자율로 이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면서 출총제의 도입 취지와 현실, 출자와 투자의 상관관계, 출총제의 방법론상 한계 등을 검토해 최적의 개선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강 교수는 “학계에서 출총제와 투자는 관련이 없다는 연구가 여러번 있었으나 재계는 여전히 비과학적인 주장을 몇년째 해와 연구를 해본 것”이라면서 “지난 87년부터 95년까지의 경우를 실증 분석해 본 결과 출자규제와 투자는 연관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승철 전경련 상무는 “출자규제를 받는 기업들이 어떤 투자애로를 겪고 있는지 현실을 도외시하고 계량화와 데이터로만 연구한 것은 연구논문이고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반박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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