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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총 1위 ‘선진국형 산업개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4 17:18

수정 2014.11.13 16:33



7년 만에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금융주가 정보기술(IT)주를 제치고 국내 증시 주도업종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주가 IT주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이 단발성이 아닌 추세로 보고 있다. 이같은 시각은 국내 산업구조가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현상은 선진국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향후 금융주가 국내 대표 업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금융주, IT주 추월

금융주는 지난 13일 1999년 7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IT주 시총을 추월했다.

14일도 금융주 시총은 148조7610억원으로 IT의 143조4220억원을 앞섰다. 이에 따라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금융주가 21.10%로 IT주(20.35%)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IT주는 지난 2003년 말 시총 비중이 28.66%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금융주는 올들어 중국은행들과 비교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업종별 지수로도 잘 드러난다.

금융업종지수는 지난 2005년 5월13일 268.35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날 604.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기전자업종 지수는 지난해 2월3일 7250.70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가파른 하락세다. 이날 업종지수는 5510.40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산업구조 금융산업 중심 재편

금융주의 IT주 시총 추월에 대해 장기적인 추세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현상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조만간 IT주가 실적회복을 바탕으로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주가 IT주 시총을 뛰어넘어선 것은 국내 산업구조가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에서 금융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실제 미국의 경우 1998년 이전까지는 두 업종의 비중이 비슷했으나 1998년 7월부터 2002년 2월까지는 IT주가 금융주보다 높았다. 그러나 2002년 2월 이후로는 금융이 IT 비중을 줄곧 앞서고 있다.

일본 역시 1998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간 IT가 금융보다 비중이 높았지만 이후로 금융이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토픽스지수에서 금융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전기전자(13%)를 앞서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산업구조가 안정적인 ‘선진국형 저성장’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금융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도 “경제구조가 바뀌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수출보다는 금융이나 내수부문에 포커스를 두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성장 우려

내수산업인 금융업종 비중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산업이 금융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너무 일찍 저성장 국면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주가 증시 안정성을 높이는 데는 긍정적이지만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인 우리나라에서는 IT 중심으로 성장이 좀 더 이뤄진 후가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또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의 경우 금융업종이 IT 비중을 앞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내수 규모의 한계가 있어 금융업을 바탕으로 한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국내산업은 아직도 서비스업 중심이 아니라 제조업 중심”이라며 “역전 현상은 지난 4년간 진행된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국내 경제 자체가 활력을 되찾지 않는 이상 향후 금융주가 계속 대표업종 자리를 굳힐지는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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