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北핵 해결·투자 활성화,국가신용등급 올린다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16 08:20

수정 2014.11.13 16:24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타결되면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중국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는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6자회담 타결이 한국의 신용등급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국가신용등급은 지금 보다도 최소한 2단계 이상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과 경제 체질을 선진 시장경제구조로 전환하는 한편, 국가경쟁력도 높여야 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기업환경개선 등 늘상 하던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신용등급 저평가돼 있다

15일 재정경제부와 민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외환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별로 보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외환위기 전에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은 ‘A’로 2단계 낮은 등급을 매기고 있다.

또 무디스는 외환위기 전 ‘A1’으로 평가했으나 지금은 2단계 하락한 ‘A3’를 유지하고 있으며 피치도 외환위기 전에는 홍콩과 쿠웨이트와 동급의 ‘AA-’를 줬으나 현재는 ‘A+’를 5년째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중국 등 개발도상 국가보다도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무디스가 우리나라에 매긴 국가신용등급 ‘A3’는 말레이시아나 바레인 등과 같은 등급이며 중국이나 이스라엘보다는 한 단계 낮은 등급이다.

S&P도 한국에 ‘A’등급을 매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보다 한 단계 낮게 보고 있으며 피치도 홍콩이나 쿠웨이트보다 한 단계 아래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간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의 김병기 사장은 이날 ‘왜 우리는 AAA를 원하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의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수준이기는 하지만 거시경제지표 등의 개선 정도에 비해 저평가돼 있어 우리의 등급이 적정한 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1인당 국민소득이나 실질 경제성장률 외에도 경제위기 경험이나 경제발전 수준도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면서 “우리의 경제규모와 수준을 감안하면 국가신용등급이 지금보다 2단계 이상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경쟁력 순위를 높이고 △경제체질을 선진 시장경제구조로 전환하는 한편 △외국인투자와 해외기업 유치 △국가신용도 향상 △한·미 공조의 틀 강화 △재정건전성 유지 △동아시아 금융협력 참여 △경제발전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을 꼽았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낮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폐쇄적인 국민성과 저조한 외국인 투자유치실적, 늘어가는 국가부채 등을 감안하면 요원한 길이 아닐 수 없다.

■국가 신용등급 어떻게 높이나

다른 전문가들도 북핵 리스크 해소가 최우선 과제이며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신용등급이 낮은 이유는 무엇보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면서 “최근 북핵 문제가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북한의 이행이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9∼14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무디스는 북핵 타결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상향 조정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무디스 관계자는 “이번 6자회담 타결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큰 돌파구를 열게 됐다”면서도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여부에 대해) 향후 몇 달간 협상 진행 결과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무디스에 이어 S&P와 피치도 한국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가신용등급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북핵 타결이 신용등급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이행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할 만큼 충분하게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는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투자를 활성화시킬 만한 지역은 수도권이고 투자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곳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정책이 국가균형 발전과 강력한 수도권 억제, 대기업 규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김한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