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산업연관표의 근간이 되는 생산의 파급과정을 설명하고 파급효과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를 중심으로 산업연관표의 활용에 대하여 알아보자.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파문이 일어난다. 그 파문은 호수의 크기, 물의 깊이, 돌멩이의 부피나 무게, 돌멩이가 떨어지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퍼져나간다. 이 때 호수에 일어나는 파문의 경로, 파문의 크기 등을 파악함으로써 돌멩이가 호수의 파문에 미치는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 어떤 돌멩이는 파문을 크게 일으키고 어떤 돌멩이는 파문을 작게 일으킬 것이다. 한 나라의 경제는 호수에 비유할 수 있는데 국가경제, 지역경제, 국제경제라는 호수에 소비, 투자, 수출 등 최종수요의 변화라는 돌멩이를 던지면 일어나는 영향이 각각 다르다. 곧 각각의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지 다르게 나타난다. 산업간 및 산업과 최종수요와의 거래관계를 나타내는 산업연관표를 이용하면 이러한 소비, 투자, 수출 등 최종수요의 변화 등이 어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
최종수요의 변화에 따른 생산의 파급과정을 자동차 수출의 예를 들어 살펴보자. 자동차 수출이 1대 증가할 경우 직접적으로는 자동차 1대만 더 생산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이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하여 필요한 엔진, 타이어 등과 같은 수많은 중간재가 더 생산되어야 하고 다시 이들 중간재의 생산을 위해서 냉간압연강재 같은 철강제품, 고무, 타이어코드 등 다른 부품이나 소재의 생산이 필요하게 된다. 이와 같이 자동차의 생산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많은 산업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데 이러한 파급효과는 산업 간의 수급균형이 이루어질 때까지 무한히 계속된다. 이들 파급효과를 모두 합산하면 처음 발생한 자동차 1대의 수출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동차산업의 생산유발효과, 즉 수출수요에 의해 유발된 총 산출액의 수준이 되는 것이다.
어떤 한 사람의 외형을 키, 몸무게, 성별, 혈액형 등으로 알 수 있듯이 한 나라의 해부도에 해당되는 산업연관표에서 계산해 낼 수 있는 산출액구성비, 수출률, 수입계수, 투입계수, 부가가치율 등 각종 비율지표를 통하여 한 나라의 산업구조, 무역구조, 생산기술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연관표가 주로 사용되는 활용분야는 앞에서 나타낸 바와 같은 경제 내외적 충격이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의 정도를 측정해 생산, 부가가치, 수입, 고용 등에 직간접으로 미치는 유발효과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각 산업간 상호의존관계를 나타내는 생산유발계수를 이용해 전후방연쇄효과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데 생산유발계수를 전 산업 평균치에 대한 상대적 크기로 표시한 영향력계수와 감응도계수가 바로 그것이다. 대체로 어느 산업의 생산에 다른 산업의 생산물을 중간재로 많이 사용하는, 즉 중간투입률이 높은 자동차, 철강 등은 영향력계수가 높아 후방연쇄효과가 크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산업의 생산물이 다른 산업의 생산에 중간재로 많이 사용되는, 즉 중간수요율이 높은 석유정제, 금융보험 등은 감응도계수가 높아 전방연쇄효과가 크다. 이와 같이 영향력계수와 감응도계수는 최종수요 증가에 따른 산업별 파급효과의 정도를 나타내주므로 한정된 자원을 어느 산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중점 육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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