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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의 그늘집] 신지애, 가능성을 쏘아 올리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0 15:39

수정 2014.11.13 16:18

“비록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하리라.”

지난해 KLPGA투어에서 5관왕에 오르며 일약 박세리(30·CJ)의 뒤를 잇는 한국여자골프의 미래로 자리잡은 ‘빅마마’ 신지애(19·하이마트)가 지난 18일(한국시간) 끝난 SBS오픈을 통해 세계 최정상들이 모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전을 치렀다. 수많은 팬들은 그녀가 전할 설날 낭보를 기대했고 그러한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역시 세계의 벽은 높았다.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도 불구하고 신지애는 3라운드 합계 4오버파 220타 공동 40위로 경기를 마쳐 4465달러의 상금을 손에 넣는데 그쳤다.

신지애라는 이름 석자를 감안했을 때 그 성적표는 보기에 따라서는 분명 초라하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리 없지 않은가.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데뷔전은 그런대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도 모른다.
세계 무대 정복을 위한 일종의 ‘씨앗’을 뿌린 셈이기 때문이다. 신지애는 자신의 목표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라고 그동안 밝혀왔다. 하지만 그것은 ‘소녀 가장’인 그녀가 동생과 할머니의 부양을 위해서는 미국보다는 가까운 일본이 더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차선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그녀가 활동해야 할 무대는 미국이다. 그것은 팬들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신지애는 이번 LPGA투어 수능고사에 앞서 호주에서 두 차례의 모의고사를 치른 바 있다. 2주 연속 4라운드씩 8라운드를 치르고 하와이로 이동한 터라 체력적 부담이 따랐던 게 사실. 호주에서는 세계 최정상 카리 웹(호주)과 한 때 자웅을 겨뤄 아쉽게도 2위에 그치기도 했다. 당시 신지애는 까다로운 호주 그린에 대한 빠른 적응력을 보여 세계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국내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가장 애를 먹는 것이 ‘그린 공략’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신지애의 그러한 적응력은 큰 장점임이 분명하다. 이번 SBS오픈에서는 총 퍼트수 93개로 퍼트에 애를 먹었지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출전이 확정된 LPGA투어 4개 메이저대회에서는 충분한 대비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호주에서 있었던 유럽여자골프투어(LET) ANZ레이디스마스터스 당시 신지애는 현지 언론과 영어로 인터뷰를 하는 적극성을 보였는데 그 또한 그녀의 미래를 위한 철저한 준비성의 단면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예쁘다’라고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노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녀가 실현할 ‘아메리칸 드림’이 그리 멀지 않았음이 느껴지게 하는 대목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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