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현 정권은 얼치기 진보”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0 17:30

수정 2014.11.13 16:16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7일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불을 댕긴 ‘진보 논쟁’이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제도 정치권에서 보수진영과 진보를 각각 대변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노 대통령의 진보진영 관련 발언을 맹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20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정권은 유연한 진보가 아니라 무능한 좌파였으며 얼치기 진보였다”며 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지난 4년 간 이념논쟁과 보·혁 갈등을 부추겨 톡톡히 재미를 본 세력들이 국정 파탄의 책임을 회피하는 정책으로 다시 이념논쟁을 대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정권 실패의 원인은 어느 누구도 아닌 진보의 탈을 쓴 좌파세력의 무능과 분열, 포퓰리즘, 대통령의 독선과 오만이라는 독특한 리더십이었다”면서 “경제파탄, 민생파탄, 안보불안 등에 대한 총체적 책임은 최종적으로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퍼부었다.

민노당 문성현 대표는 이날 주재한 현안점검회의에서 “문제는 경제발전이 아니라 경제평등에 있다”면서 “가진 자를 위한 개방과 경제논리에 발목 잡힌 대통령의 시각은 민주노동당이 가는 길과 확연히 다르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를 ‘유연한 진보’로 규정하는 대신 현재의 진보진영을 ‘교조적 진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대통령 스스로 유연한 진보를 말하려면 자신과 정권에 대한 비판에 먼저 겸허히 귀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박 대변인은 “도저히 이해 못할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을 진보라고 주장하고 진보인 척 하는 것”이라면서 “과거에 데모 몇 번 참가하고 이론서 몇 권 읽었다고 자신을 진보라고 분류한다면 대단히 큰 착각”이라고 깎아내렸다.


같은 당 노회찬 의원도 이날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보수와 진보는 경제문제에서 가장 크게 갈라지지만 경제정책에서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는 대통령의 고백은 스스로 한나라당과 별다를 바 없는 보수주의자라는 증언이 담겨 있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한나라당이 겉으론 보수정당이지만 속으론 ‘유연한 진보’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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