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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시장’ 브릭스 추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0 17:31

수정 2014.11.13 16:16


이른바 ‘신천지 시장(프런티어 마켓)’이 주가수익률에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천지 시장이란 베트남,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등 경제발전 단계가 낮고 규모가 작은 국가 가운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선정한 22개국을 지칭한다.

반면에 브릭스시장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4대 신흥 경제국을 말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으로 구성된 ‘브릭스’ 국가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베트남· 잠비아·우크라이나·크로아티아 등의 증시가 지난달 12%나 급등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 기간 브릭스 국가의 증시는 53%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IFCG의 신천지 시장 주가지수는 지난 12개월간 35% 상승했다. 이 기간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브릭스 지수는 28% 올랐고 S&P 500지수는 12% 오르는 데 그쳤다.

DWS 스커더의 테런스 게리 신흥시장 부문장은 “신천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이는 좀더 나은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는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국영석유회사인 카자무나이가즈(KMG)가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 주식을 매입해 20억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그는 또 지난해 중국과 인도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 최근에는 모리셔스·잠비아·나이지리아 등의 증시에서 은행주와 농업주에 투자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스펜서 화이트 투자전략가는 “1년 전만 하더라도 신천지 시장의 주가가 브릭스의 주가를 앞지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천지 시장을 나타내는 S&P/IFCG지수가 급등하면서 이 지수의 지난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11년간 평균 PER보다 40%나 높은 수준이며 MSCI 신흥시장지수의 PER보다 10% 정도 높다.

신천지 시장의 주식은 지난 10년 동안 18%나 낮게 평가돼 왔으나 최근 들어 급등하기 시작, 방글라데시·불가리아·코트디부아르·모리셔스·슬로베니아 등의 PER는 지난 10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호찌민 증시는 올 들어 45% 급등하며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고 우크라이나 PFTS 지수는 37%, 나이지리아의 NSE지수는 25% 올랐다.

신천지 시장의 주가가 초강세를 보이자 JP모건, 템플턴 에셋, 줄리어스 베어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도 신천지 시장의 주식 매입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팀 드린콜 구스타비아 캐피털 매니저는 “수익을 위해 지금까지 러시아에 투자했던 자금을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신천지 시장에 투자해온 이튼 밴스의 클리프 퀸즈 베리는 최근 베트남·보스니아·리투아니아·카타르 등에 자산의 12%를 투자했다.

JP모건의 자회사인 JF에셋은 지난해 11월 9700만달러를 베트남 펀드에 투자해 29%의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에 중국과 인도에 투자한 많은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손해를 봤다.

특히 홍콩에서 거래되는 중국 주식의 경우 지난해 94%나 올랐으나 올 들어 3.7% 하락했으며 인도 증시도 지난 4년 동안 4배나 올랐다가 올해 4.1% 상승에 그쳤다.


또 러시아 RTS 지수는 지난해 71% 급등했지만 올해는 1.3% 떨어졌고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올들어 3.1% 상승에 머물렀다.

많은 투자자가 신천지 시장에 몰리고 있으나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신천지 시장의 규모가 작은데다 물가 급등 등 경제적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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