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인터뷰] 유재정 KT캐피탈 사장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1 16:57

수정 2014.11.13 16:11



“한국의 GE(제너럴 일렉트릭)머니가 되겠습니다.” 유재정 KT캐피탈 사장의 말이다.

KT캐피탈은 리스사업과 할부금융사업을 하던 KT의 자회사 KT렌탈을 인적 분할해 지난해 11월 만든 여신전문회사로 KT가 10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입했다.

유 사장은 “모회사인 KT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캐피털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며 GE가 사업모델임을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시너지 효과란 KT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KT캐피탈이 여신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 사장은 KT캐피탈이 KT라는 큰 나무의 그늘 밑에서 안주하는게 아니라 KT를 도와 사업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경기 분당 KT본사를 자주 찾는다. KT의 신규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찾고 서로 협력할 부문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금융솔루션과 통신서비스의 결합 상품’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시가총액 세계 최대기업인 GE의 경우 주력품목인 전기·항공엔진·플라스틱 등을 판매할 때 계열사인 GE머니가 구매자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 협력모델을 구사, 지금처럼 거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초석이 됐다.

유 사장의 또 “단순 여신전문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력이 있고 유망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직접 자본을 투자하는 공격경영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KT와 거래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내용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어 옥석을 가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배경이다.

정보통신 회사인 KT가 금융업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 “리스크가 크다”며 반대하는 몇몇 이사들에게 유 사장은 “수십년 동안 농사(금융업)를 짓다 보니 좋은 밭을 볼 줄 아는 눈이 생겼다. 씨 뿌리고 잘만 가꾸면 문전옥답(KT)이 될 것 같다”고 은유적으로 말해 그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말처럼 캐피털 업계에서는 전문 농사꾼이다. 씨티그룹 캐피털 사업부에서 25년, 효성캐피탈에서 3년 등 여신전문 회사에서만 30년을 몸담아 왔다. 지난해 KT캐피탈 초대사장 공모에 몰린 70여명의 지원자들을 물리치고 유 사장이 최종낙점을 받은 것은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의 풍부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의 힘이다.

유 사장은 “앞으로 유통망을 갖고 있는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회사가 최종고객과 직접 만나게 되기 때문에 대출 영업도 담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KT는 조만간 KT캐피탈에 2000억원의 추가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가 성사될 경우 KT캐피탈은 자본규모 면에서 캐피털업계 ‘톱3’ 안에 들게 된다.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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