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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리모델링 첫 지하주차장 건설 쌍용건설 유광상소장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1 17:41

수정 2014.11.13 16:10


‘지이잉… 스르륵… 지하1층입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궁전아파트 리모델링 공사현장.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사뿐히 내려앉으며 문을 열었다. 순간 지하1층에서 숨죽이며 기다리던 쌍용건설 직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국내 리모델링 역사상 처음으로 지하주차장을 신설한 것은 물론, 엘리베이터를 지하1층까지 연결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는 쌍용건설이 리모델링이라는 블루오션을 힘차게 열어젖히는 순간이기도 했다.

18개월 동안 궁전아파트 리모델링을 총 지휘한 유광상 소장의 얼굴에도 드디어 미소가 드리워졌다.


유소장은 “지하주차장 공사를 진행한 4개월 동안 하루도 다리를 뻗고 자 본 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우리만의 노하우가 축적돼 있어 성공할 수 있었다”고 그때의 감동을 전했다.

지난해 6월에 있었던 얘기다. 국내에서 궁전아파트에 첫 적용된 엘리베이터 연장공법은 쌍용건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까지 들고 공정을 시작할 정도로 업계엔 위험한 공사로 인식돼 있었다. 사실 아파트를 지탱하는 중요 골조 중의 하나인 엘리베이터 박스를 잘라내고 지하까지 다시 이어 붙인다는 것은 붕괴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고난이도 공사다. 그동안 다른 업체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이유다.

유소장은 “쌍용건설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모델링 최고 기술기업”이라며 “엘리베이터 연장기술 말고도 라멘구조의 기둥을 옮기는 기술도 특허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뼈대인 기둥을 옮겨 벽으로 숨길 수 있게 되면서 아파트 평면도 확 달라졌다. 집안 가운데에 서 있던 기둥이 사라지자 내부평면을 입주자의 취향에 맞게 다시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궁전아파트는 말이 리모델링이지 지하주차장까지 갖춘 재건축 수준의 새 아파트로 탄생했다.

그러나 유소장은 “진짜 만족하기엔 아직 보완해야 할 기술과 넘어야 할 규제의 벽이 있다”고 말한다. 엘리베이터를 지하3층까지 연결할 수 있어야 완벽한 리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에서 리모델링을 장려하고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아직 ㄴ(니은자) 구조의 건물은 리모델링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술적으로는 동을 분리해서 작업하면 어렵지 않은데도 규제가 가로막고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유소장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부푼 꿈에 설렌다. 리모델링 시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기 때문. 기술적으로 본격적인 진보가 시작됐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이제 리모델링이란 말보다 리폼으로 바꿔부르면 어떻겠느냐”는 그의 말에선 자신감이 묻어났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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