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과잉투자·물가 우려 ‘先대응’

안병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1 17:48

수정 2014.11.13 16:10


일본은행이 7개월간의 금리 동결을 접고 금리를 0.5%로 인상했다.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경제성장과 소비지출 증가가 금리 인상의 배경이 됐다.

지난해 4·4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8%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소비지출도 1.1%나 늘어났다.

소비지출은 3·4분기에 1.1% 감소한 바 있다. 또 기업경기조사에서도 주요 기업들은 올해 시설투자를 전년도보다 11%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시설투자 계획은 1990년 이후 최고 증가세다.

따라서 일본은행은 저금리에 따른 기업의 과열투자, 이에 따른 물가 급등을 우려해 금리를 올렸다.

일본은행이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발표문을 통해 금리 인상이 물가안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울러 일본 정부도 이번에는 금리 인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부할 것임을 표명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열리기 직전 여당인 자민당 의원을 비롯해 재무부는 금리 동결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에 대해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19일 5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명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들은 4·4분기 국내총생산 증가가 지난 2년간 미미한 성장에서 반등했을 뿐이며 성장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소비자 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근거로 금리 동결을 점쳤다.

BNP 파리바 증권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개별 경제지표의 방향이 불확실한데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가 선제적 금리 인상에 너무 몰두해 금리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환율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미 달러나 유로에 대해 소폭의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상으로 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엔캐리 거래’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일본의 금리는 0.5%로 미국의 5.25%, 유로존의 3.5%에 비해 매우 낮다. 게다가 유로존의 경우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6%를 기록해 다음달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이 ‘엔캐리 거래’ 자금의 청산을 본격적으로 유발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anpye@fnnews.com 안병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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