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2억 빠진 급매물도 안나가요”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1 18:03

수정 2014.11.13 16:10



“거래 안 돼요. 호가는 계속 빠지네요. 2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어요.”

서울 잠실동 M공인 관계자는 “13억원 이상하던 레이크팰리스 중간층 34평형 중 10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매물이 나왔다”면서 “설이 지나면 전화 문의라도 좀 늘어날 줄 알았는데 전세를 제외하면 여전히 거래는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전세 상승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진 노원구에도 오히려 전세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S공인 관계자는 “1월까지 2억5000만원에 나오던 전세 매물이 2억3000만원까지 빠졌다”고 말했다.

21일 서울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설을 지나면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활기를 찾지 않겠느냐던 기대와 달리 시장은 밑바닥에 주저앉아 꿈쩍도 않고 있다.

최근 2600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인근 부동산에는 급매물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매수문의는 여전히 뜸하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다음달 초가 입주 마감인데 입주율이 30∼40%밖에 안 된다”면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억원씩 떨어진 매물이 나오지만 거래는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18억원을 호가하던 43평형도 16억까지 떨어졌지만 사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M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어 호가 하락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면서 “전세 매물이 조금 빠지는 것을 제외하면 거래가 없는 매우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포동 럭키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없어 1000만원 정도 빠진 급매물이 나와 있다”면서 “설이 지났지만 별다른 변수가 없어 침체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평형이 많은 대치동 인근 중개업소도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상가 T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1억∼2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계속 쌓이지만 도통 소화가 안 된다”면서 “설 전에 나온 매물이 소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호가 하락세가 좀 더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 거래가 그나마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지역도 있는 등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인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 전세가 오르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작년 말 많이 오른 이후 조정을 받고 있는 중”이라면서 “작년 말 2억3000만원까지 했던 현대아파트 32평 전세가 2억원까지 빠졌다”고 말했다.

0003번랜드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2억7000만원까지 거래되던 청구3차 32평 전세가 현재 2억4000만원까지 내려갔다”면서 “학교 배정도 다 끝나 학군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고 별다른 호재가 없다”고 말했다.

중계동 신현대공인 관계자는 “보통 이맘때쯤 20평형대를 매도하면서 30평형대로 갈아타는 수요로 가격이 움직였는데 올해는 대출규제로 꽁꽁 묶였다”면서 “전세도 움직이질 않으니 생각보다 활발하게 거래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설 명절 직전인 2월 두 번째주 서울 아파트시장은 0.08%의 변동률을 보였다. 재건축아파트는 계속 하락세(-0.05%)가 이어졌고 강남구도 -0.05%의 변동률로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버블세븐 중에 하나였던 양천구도 하락세(-0.15%)로 돌아섰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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