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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한농 부실 동부일렉 흡수, 득실은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2 09:03

수정 2014.11.13 16:08

동부그룹이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 간 인수합병(M&A) 이슈로 인해 재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양 기업의 합병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접목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긍정적 측면과 그룹내 ‘돈줄’ 역할을 해온 동부한농의 ‘동반 쇄락’ 우려에 대한 부정적 측면이 교차되고 있다.

지난 16일 동부한농이 계열사인 동부일렉을 흡수합병해 ‘㈜동부’를 새롭게 만들기로 결정한 이래 동부그룹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감이 상존하고 있다.

외견상 양사간 합병은 동부그룹내 우량 기업인 동부한농이 적자기업인 동부일렉을 끌어안아 동반 성장을 노리는 ‘묘책’이다.

일단 동부한농과 동부일렉의 합병은 선택과 집중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양사간 합병은 동부그룹의 신성장동력인 반도체사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몸집’과 ‘체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이번 합병에 김준기 회장의 반도체와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가 그대로 담겨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80년대 초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이래 아남반도체를 인수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강한 집념을 보여 왔다. 게다가 김 회장은 연초부터 변화와 혁신을 통한 ‘제2의 도약’을 강조하면서 성장동력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양사간 합병을 통해 전통적인 비료회사에서 첨단 전자·바이오기업으로의 이미지 쇄신과 규모 확대를 일거에 달성하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한농과 동부일렉간 합병은 그룹이 첨단 바이오전자 기업으로 도약하는 체질개선 작업으로 상승효과가 크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그룹 전체의 부실화는 기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다.

동부한농과 동부일렉 간 물리적인 합병은 그룹 전체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동부한농은 비료, 화학 등 안정적인 사업기반으로 그룹내 ‘돈줄’ 역할을 해왔다.

이와 달리 동부일렉은 줄곧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실제 동부일렉은 지난 2004년 227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래 지난 2005년 적자 규모가 3197억원, 지난 2006년에는 3100억원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와중에 동부한농과 동부일렉의 합병은 단기 재무적인 효과만을 얻을 수 있을 뿐이란 게 증권가의 지적이다.


오히려 양사간 합병은 중장기적으로 동부일렉의 부실이 동부한농을 거쳐 그룹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동부일렉이 업종 특성상 매년 거액의 투자비를 들여야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룹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밖에 양사간 합병의 후속작업으로 진행될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등으로 인해 빚어진 그룹내 임직원들의 동요도 무시할 수 없는 악재로 꼽혔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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