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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증여로 ‘富 대물림’ 늘어난다

이종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3 16:26

수정 2014.11.13 16:01

상장사 오너들이 주식 증여를 통해 부(富)의 대물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임원·주요주주소유주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동양제철화학, 화신, 대창단조, 아이티플러스, 한서제약, 서한 등이 최대주주들이 잇따라 주식을 증여했다. 참여정부 이후 재벌 상속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강화되면서 합법적인 증여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재벌 오너 2·3세들이 잇따라 경영일선에 얼굴을 내밀면서 이들 기업의 지분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 증여로 부(富) 대물림

상장사 오너들의 증여가 잇따르고 있다.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은 2세 지분정리과정에서 유니드 보유지분을 이숙희, 이정자에게 각각 20만주를 증여했다.
유니드의 최대주주는 이회림 명예회장의 3남인 이화영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OCI상사다. OCI상사는 지난해 동양제철화학으로부터 지분 20.5%를 255억원에 사들 인후 보유비중을 25.06%까지 높였다. 현재 장남인 이수영 회장은 동양제철화학, 차남인 이복영 회장은 삼광유리공업을 각각 맡고 있다.

정호 화신 회장도 올해 들어 200만주 규모의 주식을 대물림했다. 정 회은 아들 정서진 사장에게 40만주를 증여했으며, 딸 정혜선씨와 정희진씨, 사위 박현선씨 등에게도 각각 25만주와 37만주, 43만주씩 물려줬다. 화신은 정회장 지분 18.30%를 포함해 특수 관계인이 61.58%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김성환씨와 이윤원씨에 각각 1만주, 1000주씩 증여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울러 1000주를 고려대학교에 기부했다. 김 회장은 4만8000주도 장내 매도해 지분은 0.08%에 불과하다.

코스닥 기업들도 주식 대물림에 동참하고 있다.

박안식 대창단조 회장은 지난 6일 15만3648주(7.68%)를 자식들에게 물려줬다.

이번 증여로 박권일씨 지분은 12.50%로 높아졌으며, 박권욱씨 지분도 10.65%로 증가했다. 박선영씨도 5만주를 확보했다. ‘임원·주요주주소유주식보고서’에 따르면 박권일씨는 현재 이 회사 이사로 재직 중이어서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사전 단계라는 분석이 많다. 박 회장의 보유지분은 6.00%다.

서산도 아버지가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경우다. 이 회사 최대주주인 염병권 대표는 부친인 염홍섭 대표와 친인척 김봉재씨로부터 각각 16만9944주, 1만6702주를 증여받았다. 이에따라 서산은 지분(65.02%) 변동 없이 경영권이 아들로 넘어갔다.

아이티플러스 이수용 대표와 권철 한서제약 대표도 각각 10만주와 8만주를 친인척에게 증여했다.

■재벌 2·3세 지분변화 촉각

최근 대기업 오너일가 2ㆍ3세들이 속속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됨에 따라 지분 증여나 매입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대리(LG지분 2.85%, LG상사 1.52%)를 비롯해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보(0.03%),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사(금호산업 2.49%),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8.85%) 등 재계 2ㆍ3세가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이들은 경영일선에서 활약 중이지만 지분율이 크지 않다.

중견기업 가운데는 이해욱 대림산업 부사장와 강정석 동아제약 전무 등이 주목 받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준용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한발 물러날 계획이라고 이미 밝혀 지분 승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해욱 부사장의 지분은 0.47%다.

동아제약의 강정석 전무(동아제약 0.50%)도 계열사인 동아오츠카 사장을 겸임하면서 추가로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동아제약은 강신호 회장(연명보고자 포함 9.54%)과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사이의 부자 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다.

한양증권 김연우 연구원은“편법 증여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아 주식 증여나 매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분을 넘기는 오너 일가가 늘어날 전망”이라며“기업 오너 일가의 본격적인 증여와 이에 따른 증여세 납부가 이어질 경우 기업에 미칠 부 담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사 최대주주 친인척 중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총 15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대에 달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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