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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궁도 ‘삼성TV’에 반했다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5 16:29

수정 2014.11.13 15:59



지난 1월, 거래선을 통해 삼성전자에 한 장의 아랍어 편지가 도착했다. 발신지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왕궁이었다. 내용은 “삼성전자 디지털TV를 구입한 덕에 국가의 중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훌륭한 디지털TV를 공급해준 삼성전자에 감사한다”는 게 골자다.

사우디 왕궁의 총지배인인 살레 엘 아모르가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왕궁에 판매·설치된 디지털TV에 대한 감사 편지를 보낸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사우디는 지난 2005년 12월 이슬람 제 1성지인 메카에 위치한 왕궁에서 ‘OIC(Organization of Islamic Country)’ 회의를 주관하게 됐다.
‘OIC’ 회의는 이슬람 국가간 결속을 위해 50여개 이슬람권 왕 혹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제행사. 특히 OIC 회의 기간중에는 이슬람의 율법에 맞춰 매일 메카의 대사원에서 5차례의 기도행사가 이뤄진다. 그러나 50여개국 이슬람국가의 왕이나 대통령은 직접 메카 대사원에 가서 기도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 대신 사우디 왕궁에 설치된 TV를 통해서 기도를 하는 게 통례다.

이를 간파한 삼성전자는 거래선을 통해 사우디 메카 왕궁에서 OIC 행사를 총괄 준비하는 총지배인을 재차 만나 TV 구매를 제안했다.
그러나 소니 TV를 사용하던 사우디 메카 왕궁측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OIC 회의가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3일 뿐이었기 때문. 삼성전자 현지 주재원과 거래선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왕궁측 총지배인을 삼고초려해 30대 디지털TV 구매계약에 성공했다.
결국 OIC 회의 중 50여개 이슬람 국가의 수장들은 회의중에 활용된 삼성 TV에 대해 만족스러워했던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사우디 왕국의 왕자중 한명인 모하메드 압둘아지즈(사우디 초대 국왕의 손자)가 머무는 궁에도 13대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를 판매·설치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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