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휴렛팩커드 거침없는 질주

오미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5 17:21

수정 2014.11.13 15:59


컴퓨터 업계의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휴렛팩커드(HP)의 고속 성장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HP는 미국의 컴퓨터 장비업체로 지난 2002년 컴팩을 합병한 뒤 드디어 지난해 4·4분기에 델 컴퓨터를 누르고 컴퓨터업계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지난 1월 말로 끝난 2007년 1·4분기 순이익이 26%나 급증하는 등 실적도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소프트웨어(SW) 부문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HP가 과연 지금과 같은 고수익성을 유지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HP는 최근 개인용 컴퓨터와 프린터 장비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점차 소프트웨어 분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마크 허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를 핵심 사업부문이라고 강조했다.


HP는 조속한 시일 내에 SW부문을 활성화하기 위해 스포츠·영화 부문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대상으로 대규모 세미나를 열고 새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또 2400명 SW 영업직원 가운데 상위 20%에 대해서는 휴양지로 휴가를 보내는 등의 적극적인 상여체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머큐리 등 서로 다른 이름으로 활용하던 SW브랜드들의 명칭도 통합, ‘HP 소프트웨어’로 사용키로 했다.

사실상 HP는 SW부문을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소프트웨어 관리업체인 머큐리 인터랙티브 인수를 시작으로 블루스톤 소프트웨어·페러그린 시스템스·트러스트 제닉스·브리스톨 테크놀로지 등을 인수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소프웨어업체 비네트의 전임 임원인 토머스 호건을 영입하기도 했다.

토머스 호건 SW부문 부사장은 “지금까지 HP의 소프트웨어 부문은 매출·수익 모두 미미했지만 올해부터 많은 이익을 내는 부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HP는 전체 인력의 10%인 1만5000명을 감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지난 2005년 4월 취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허드 CEO는 앞으로도 노동자들에 대한 생활보조금(연금)을 동결하는 동시에 오는 7월부터는 퇴직자에 대한 의료보조금에 대한 적격성 심사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기퇴직 제도를 도입해 3000명 정도의 추가 감원도 계획하고 있다.

비용 절감에 힘입어 HP는 지난 1월31일로 마친 2007 회계연도 1·4분기에 15억5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 12억3000만달러에 비해 26%가 늘어난 것이다.

매출은 250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6억6000만달러에 비해 11% 증가했다.

구조조정의 효과는 매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PC 사업부문의 매출은 17%가 증가한 87억달러를 기록했고 이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에서 4.7%로 크게 높아졌다.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와 서버 부문 매출은 45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이미지 프린터 사업 매출도 7%가 늘어난 70억달러를 나타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81% 증가한 5억5000만달러를 실현했으며 이는 소프트웨어 관리업체인 머큐리인터랙티브를 인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허드 CEO는 “올해도 아주 건실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출발이 좋다”면서 “우리는 매출과 이익을 모두 증가시키며 시장점유율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브렌든 바니클 애널리스트는 “지난 2년 동안 HP의 실적은 뛰어났으며 내년에도 좋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익의 신장세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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