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야 ‘휴면예금 처리’ 충돌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5 17:21

수정 2014.11.13 15:59


현재 은행과 보험사에서 잠자고 있는 총 8700억원의 휴면예금(휴면보험금 포함)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가 격돌하고 있다.

그동안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과 정부는 휴면예금을 사회복지사업을 위한 ‘소액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이와는 다른 ‘휴면계좌 타행이체 특별조치법’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해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이 특별법을 국회에서 함께 논의하기 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 심사를 미루면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 안이 원안대로 처리될지, 절충안이 마련될 지가 이목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특별법 또 제출, 여야 격돌

25일 재정경제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금융·경제법안심사소위원회에는 휴면예금 이용에 관해 3개의 법안이 의원입법으로 제출돼 있다. 소액신용대출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의 법안을 비롯해 장학재단과 노인복지 분야에 활용하자는 한나라당 남경필, 홍문표 의원의 법안이다.

이 법안들은 휴면예금을 사회복지사업에 활용하자는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어 여야가 절충점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한나라당 재경위 간사인 엄호성 의원이 최근 “휴면예금을 고객에게 찾아주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휴면예금 활용법안은 다루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점이다. 때문에 휴면예금 법안 심사는 다음 임시국회에서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엄 의원은 현재 시중은행들이 자기 은행에 활동계좌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휴면예금을 이체시켜 주고 있으나 금융실명제 적용을 한시로 배제해 다른 은행의 활동계좌로도 이체가 가능하도록 ‘휴면계좌 타행이체 특별조치법’을 국회에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다.

즉 금융기관 휴면계좌 통합조회 시스템을 활용, A은행의 휴면계좌 예금을 B은행의 활동계좌로 이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엄 의원은 “금융기관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타행 이체를 꺼려 특별법을 곧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야당안 난색

국회에 계류중인 휴면예금 이용 관련 법안들이 사용 목적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해 온 정부는 엄 의원의 특별법 발의계획에 긴장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는 휴면예금관리재단을 설립해 휴면예금을 효율적으로 관리, 운용함으로써 예금자를 보호하고 서민들의 복지향상을 꾀하는 취지의 김현미 의원 법안에 원칙으로 찬성하고 있다.

김 의원의 최종 수정안은 금융기관은 휴면예금을 자율적으로 재경부 산하의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하고 출연 후에도 원권리자는 재단에 5년간 휴면예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재단은 휴면예금을 ‘마이크로 크레디트’ 등을 수행하는 사회복지자 사업자에게 지원 등을 통해 공익 목적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위가 열리면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지만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여당안에 특별한 이견은 없다”면서 “한나라당 남경필, 홍문표 의원의 법안도 기술적인 차이가 있을 뿐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절충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엄 의원이 생각중인 특별법은 재원부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휴면예금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은행권 잔액이 3525만계좌, 3666억원, 휴면보험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056만건, 5027억원으로 총 87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시중은행들이 같은 은행의 활동계좌에 30만원 이하의 휴면예금을 자동으로 이체해 주면서 지난 2003∼2005년 휴면예금 3485억원 중 26.4%(920억원)가 환급됐다.
따라서 엄 의원의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훨씬 더 많은 휴면예금이 주인을 찾아 정부나 김 의원이 구상중인 사회복지기금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재경부 관계자는 “엄 의원의 특별법은 휴면계좌의 타행 이체를 가능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현재 계류중인 법안들과 상충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이번 임시국회에서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엄 의원의 검토 요구에 “검토하겠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 그 이상, 이하의 의미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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