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PGA-스텐손, 유럽최강에서 세계최강으로 자리바꿈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6 12:53

수정 2014.11.13 15:56


에르빈 롬멜(독일)과 헨릭 스텐손(스웨덴)은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사막만 만나면 펄펄 난다. 롬멜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막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연합군에 연전연승했고, 스텐손은 사막에 조성된 골프장에서 승승장구다. 그래서 롬멜에겐 ‘사막의 여우’, 스텐손에겐 ‘사막 골프의 황제’라는 닉네임이 붙는다.

‘신흥 강호’ 스텐손이 ‘서바이벌 게임’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에서 최종 승자로 남았다. 스텐손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사막지형에 조성된 갤러리골프장 남코스(파72·7351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조프 오길비(호주)를 접전 끝에 1홀을 남기고 2홀차로 누르고 정상에 등극함으로써 ‘갤러리의 명작’으로 세계 골프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초 거주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있었던 유럽골프투어(EPGA)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 이어 2월 들어서만 두번째 우승이다. 공교롭게도 두 대회 모두 개최지가 사막이다.

1999년에 프로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 미국-유럽간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유럽팀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스텐손은 월드골프랭킹 상위 64명이 참가한 빅매치에서 ‘왕중왕’에 오름으로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하게 됐다. 스텐손은 자신의 PGA투어 첫 승을 바탕으로 월드 랭킹을 8위에서 5위로 세 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우즈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대회 2연패 도전에 나섰던 ‘왕족의 후예’ 오길비는 스텐손에게 덜미가 잡혀 그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덩달아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WGC시리즈 최다 연승 기록도 11연승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결과는 스텐손의 승리였으나 내용은 5차례나 역전을 거듭하는 대접전이었다. 출발은 스텐손이 좋았다. 하지만 처음 2개홀에서 일격을 당한 오길비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급기야는 27번째 홀(파4)에서 2홀차 역전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마치 ‘우승은 신이 점지한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오길비는 28번째와 29번째 홀(이상 파4)에서 스스로 무너지면서 두 홀 모두 파에 그친 스텐손에게 올 스퀘어 상황을 헌납하고 말았다. 그리고 30번째 홀(파4)에서 스텐손이 천금같은 버디를 잡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부터는 스텐손 특유의 무서운 ‘뒷심’이 돋보였다. 31번째 홀부터 내리 세 홀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기회를 엿보던 스텐손은 34번째 홀(파3)에서 티샷을 깃대 60㎝에 붙여 버디를 잡아냄으로써 마침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길비도 이 홀에서 1.5m 짜리 버디 퍼트 기회가 있었으나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결국 35번째 홀(파5)에서 파로 비기면서 대단원의 막은 내리고 말았다. 유럽 출신의 선수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0년 우즈를 제치고 정상에 오른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이후 두번째다.

스텐손은 총 120홀을 플레이해 135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챙겼다.
홀 당 1만1250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다. 앞서 18홀 매치플레이로 열린 3, 4위전에서는 트레버 이멜먼(남아공)이 채드 캠벨(미국)에 2홀을 남기고 4홀차로 승리를 거뒀다.
이멜먼은 57만5000달러, 캠벨은 47만5000달러의 상금을 각각 챙겼다./golf@fnnews.com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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