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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는 소액주주,장펀드 따라하기

홍준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7 09:20

수정 2014.11.13 15:51

소액주주 운동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본격적인 주주 행동주의 바람과 맞물리면서 주주총회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과 시민단체가 결합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또 일부 상장사 소액주주들은 스스로 모임을 결성해 이사선임반대, 정관변경 등을 요구하며 경영진을 압박하기도 하고 있다. 권리 찾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운동이 활발해져야 기업 지배구조가 투명해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소액주주 운동으로 기업들이 경영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뭉치는 소액주주들

소액 주주들이 뭉치고 있다.

최대주주들의 잔치로만 끝났던 주총장에서 소액주주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 소액주주들은 지분율이 5%가 훌쩍 뛰어넘는 ‘큰손’ 소액주주들로 경영진도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SBS, 영창실업 등 상장사들은 주총를 앞두고 소액주주들과 일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과 SBS는 소액주주들이 회사측의 내놓은 주총 안건이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반기를 든 대표적인 사례다.

50인으로 구성된 현대상선 소액주주회(지분율 0.3%)는 정기주총 안건 가운데 신주인수권의 제3자 배정발행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과 외환은행 고위 임원을 역임한 바 있는 이기승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현대상선이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3000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발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신주인수권 발행을 쉽게 하는 정관변경으로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BS의 경우 창업에 동참한 소액주주들이 지주회사 전환을 목표로 SBS의 기업분할 안건을 부결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한주흥산(3.70%)과 귀뚜라미홈시스(6.35%), 대한제분(5.56%) 등 SBS 지분의 38.59%를 보유한 29인의 주주들은 회사측의 지주회사 전환작업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반면 소액주주들의 주주 가치는 훼손하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장하성 펀드 ‘따라하기’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의 투자 행태를 따라하는 소액주주 모임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영창실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 30여명의 모임인 ‘상생’은 지난 21일 내부 모임에서 사측에 자신들이 원하는 사외이사 한 명을 선임해줄 것을 요구키로 의견을 모은 뒤 회사 측에 패션디자이너 A모씨를 비롯, 패션관련 저명인사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제시했다. 이들은 개인투자자인 하모씨가 보유하고 있는 4.5% 지분을 포함, 모임회원 30여명의 보유 지분이 총 16%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조일알미늄의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보상을 요구 차원에서 현 주가의 50%에 해당하는 주당 5000원의 배당 실시와 감사선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성신약 소액주주들은 회사의 저배당 정책에 항의하며 2년째 회사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회사 정관에 배당 성향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며 감사선임 문제로 신문광고를 내기로 했다.

자체 모임을 결성한 성창건설 소액주주들은 20%를 훌쩍 뛰어넘는 지분율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고 대동공업 소액주주들은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를 추천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소액주주 운동이 단기 이익에 집착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 중 하나인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소액주주운동의 暗

소액주주 운동은 주주 행동주의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만큼이나 경영진 입장에서는 회사를 꾸려나가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 운동이 소액주주의 이익이나 기업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일부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가들에게만 그 이익이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다.

또 경영진이 독자적인 판단을 내려 회사 장기 발전에 따른 투자를 힘들게 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무는 “소액주주 운동은 외국 투자가들이 공격하는 빌미를 줘 경영권을 위태롭게 하거나 소극적인 경영할 수밖에 없게 한다”며 “이에 따라 단기 수익 확보에 급급한 경영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상무는 이어 “소액주주 운동을 면밀히 평가해보고 재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주총에서 총회꾼이 활개를 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소액주주에 편승해서 총회꾼들이 활개를 친다”며 “소액주주 운동과 총회꾼의 구분이 안가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소액주주들은 주주 장부 열람권이나 회계장부 열람권을 요구할 수 있는 데 이를 통해 회사 기밀을 유출되는 등 악용될 소지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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