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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지면 수십억…코스닥 횡령사고 왜 못 막나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7 17:19

수정 2014.11.13 15:47



코스닥기업 경영진이 공금을 불법으로 가로채는 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7건에 달했던 횡령·배임 발생 건수는 지난해 21건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두 달 만에 횡령·배임 건수는 8건에 달한다. 시장 건전성을 제고하겠다는 코스닥시장본부의 방침이 무색할 지경이다. 대표이사의 횡령은 기업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져 일부 기업이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리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주주 횡령에 기업 ‘흔들’

27일 엠텍반도체는 2006년 결산 과정에서 김직 대표이사의 횡령사실을 발견했다고 공시하면서 하한가로 추락했다.
횡령 금액은 114억원에 달한다.

경영진의 횡령은 기업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진다. 대부분 기업들이 적자 폭을 크게 키웠고 일부는 관리종목으로 지정, 퇴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청람디지탈은 전 경영진인 김홍진, 신승윤씨 등을 총 92억을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 청람디지탈은 지난해 130억원의 손실을 기록, 적자 폭을 2배로 키웠다. 자본잠식률도 50% 초과,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놓여 있다.

인투스테크놀러지는 전 최대주주와 현 대표이사가 68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인출해 힁령하며 지난해 1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더 늘어난 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잠식률이 79%에 달해 인투스는 지난 15일 95% 감자를 결정한 바 있다.

EBT네트웍스는 전 대표이사 문원국씨를 지난 2004년 회삿돈 7억원을 무단으로 인출, 횡령한 혐의로 고소했다. EBT네트웍스는 현재 액면가액 일정비율 미만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으며 주가가 액면가액 40% 이하로 지속되고 있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다.

넥사이언 역시 전 대표이사 경대현씨가 84억원을 횡령해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넥사이언은 횡령금액의 대손상각 계상으로 영업손실 60억원을 기록,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자본잠식률도 63.3%로 높아졌다.

■막을 방법은 없나

코스닥기업에 이처럼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도덕성 문제가 가장 크다. 기업이 본연의 사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경우 임원진이나 대주주가 호재성 재료로 주가를 띄운다든지 유상증자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횡령하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는 것이다.

경영권의 잦은 변동도 횡령사고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횡령발생 기업은 대표이사·최대주주 변경 횟수가 최근 2년 동안 3.1회로 시장평균(0.8회)보다 3배 이상 많다.

코스닥시장본부는 26일 코스닥 상장사들의 횡령·배임사건을 막기 위해 개별기업의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시총괄부 소속팀을 기존 5개에서 6개로 확대하고 횡령·배임 발생 기업,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거나 변동이 잦은 기업 등에 대해 분기 단위로 기업현황을 파악할 방침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코스닥기업의 내부감시 제도 역시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기업 내 경영을 감시할 감사와 사외이사 제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양증권 김연우 연구원은 “내부 경영을 감시하도록 고용된 감사나 사외이사 역시 회사에서 월급을 주고 있기 때문에 ‘눈가리고 아웅’식이 될 여지가 많다”면서 “코스닥기업이 내부 규정을 피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 한 도덕성 문제는 바로잡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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