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CEO 2007 경영화두] 8. 현대하이카다이렉트 허정범 사장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7 19:05

수정 2014.11.13 15:45


"올해 2000억원대의 매출 목표를 달성해 2위 자리 경쟁에 돌입하겠다."

오는 4월로 회사 영업 개시 첫돌을 눈앞에 둔 현대하이카다이렉트 허정범 사장(54·사진)은 올해 회사의 매출과 실적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실적 예상치(1080억원)의 두 배 수준을 달성하고 손해율도 현재의 업계 평균치 이하수준을 계속 유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현재 2위 업체인 다음다이렉트를 제치고 본격적인 1위 경쟁에 돌입한다는 게 허 사장의 목표다.

허 사장이 이같은 자신감을 나타내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지난해가 출범 첫해로 업계가 전반적인 실적 악화와 손해율 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허덕였지만 하이카다이렉트는 실적과 손해율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기 때문이다.
하이카다이렉트는 지난해 11월 자동차보험 판매실적(원수보험료 기준) 101억5200만원을 기록, 업계 최단 기간 월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온라인 자보업계 1위인 교보자동차보험(113억원)에 이은 2위의 월매출 실적(신계약 기준)이다. 한 달 매출 100억원 돌파는 경쟁사인 다음다이렉트가 20개월, 교원나라 자동차보험은 26개월이 걸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난 1월에는 한 달 만에 실적이 지난해 11월 대비 35% 성장, 월매출액이 135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기세라면 허 사장이 목표하는 월매출액 200억원 고지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허 사장이 외형적 실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누계로 하이카다이렉트의 손해율은 78.3%로 업계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손해율의 건전성으로 봤을 때 삼성화재, 현대해상, 교원나라에 이은 4위 수준이다. 그는 "일부에서는 오프라인 대형사들이 최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불량계약을 토해내 이를 온라인들이 다시 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우리는 창립 초기부터 언더라이팅 업무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어 이같은 걱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이 바라보는 회사의 적자 구조가 흑자 구조로 바뀌는 터닝어라운드 시점은 지금부터 3년 후다.

그는 "올해 어느 정도 가격인상이 진행되고 누적계약 면에서도 1위인 교보자동차와 견줄 수 있는 3년 후의 시점이 되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방에도 콜센터를 운영하고 현재 주력인 차보험 이외에 이와 연관된 운전자보험 등 다양한 아이템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시에서는 부시장이 직접 본사를 찾아와 지방에 콜센터 설립 등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허 사장이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설정한 전략은 소위 '3040전략'. 온라인자동차보험 주고객인 30∼40대의 경우 하이카다이렉트 전체 고객 중 70%의 비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하이카다이렉트는 30∼40대 계층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롯데마트, 메가마트 등 대형 마트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등 '3040전략'을 추진했다. 그는 "대형 할인마트 이용자는 30∼40대가 전체 이용고객의 73%에 달하는데 30∼40대가 전체 인구에서 34%의 비율을 차지하는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라며 "지난해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메이커와 정유회사, 카드사와의 제휴를 추진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정범 사장은 지난 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한국건설사의 '중동신화'를 만들어내는데 일조한 정통 '현대맨'이다.

그의 입가엔 늘 자상함과 편안함이 묻어나고 있지만 업무를 추진함에는 현대맨 특유의 저돌성과 꼼꼼함이 단연 눈에 띈다는 주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현대하이카다이렉트의 모기업인 현대해상에 승선한 것은 지난 86년 현대그룹이 적자에 허덕이던 동방화재를 전격 인수했을 때다. 건설업에서 생소한 금융업으로의 업종전환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영업을 위해 중동을 누비던 '개척시대'를 떠올리며 밤새워 금융에 대해 공부하고 영업현장을 누빈 끝에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현대하이카다이렉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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