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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 공개 빗겨간 지방시장 살아날까?

정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8 16:48

수정 2014.11.13 15:42

국회에서 여야간 충돌을 빚어온 주택법의 주요 골간이 지난달 28일 여야간 합의에 도달하면서 주택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민간택지 분양원가 내역공시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하는주택법 개정안을 처리, 전체회의로 넘겼다.

■사실상 원가공개·분양가 상한제 동시실시

쟁점이 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내역공개(원가공개)는 지방을 뺀 수도권으로 한정키로 합의됐고, 분양가 상한제는 당초 정부안대로 ‘수도권 및 지방 투기과열지구’로 사실상 확정됐다. 사실상 원가공개와 분양가 상한제가 동시에 실시되게 돼 건설업계의 반발과 함께 공급시장 위축 우려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정부 원안에 ‘수도권 및 지방 투기과열지구’로 돼 있던 원가 공시 대상지역을 ‘수도권 및 분양가 폭등 우려가 큰 지역 중 대통령이 정하는 지역’으로 축소했다. 침체를 겪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지방은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논란이 됐던 택지비 산정기준도 감정가를 원칙으로 하되 경매, 공매, 공공기관에서의 매입 등은 예외적으로 매입가를 인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고가로 낙찰된 서울 뚝섬이나 인천 청라, 송도 택지는 감정가 적용 대상에서 빠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법안심사소위는 ‘원가 공개’가 반시장적 이미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분양가 거래 내역 공시제도’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 건교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방시장 살아나기 어려워”

이번 주택법 개정안 처리로 일단 시장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해소됐지만 공급 위축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또다른 문제로 대두됐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분양가상한제 확대 도입이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공급위축을 부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수도권은 사실상 모든 아파트가 상한제와 원가공시제가 적용돼 분양시장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한제와 원가공시제도가 시행되면 수익이 박해져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더군다나 표준건축비마저 깎는다면 사업환경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개정안에서 지방은 원가공시에서 제외시켰지만 그렇다고 지방시장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알 박상언 사장은 “지방시장을 고려해 원가공시 및 중도금 DTI 적용 유예 등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침제에 빠진 시장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양가심사위,제 몫 해낼까

분양가상한제와 원가공시제 시행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분양가 심사위원회가 얼마나 제 몫을 해낼지도 관심사다. 개정안은 3월까지 건교부가 위원회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각 시·군·구가 상반기중 위원회를 구성한 뒤 오는 9월부터 심사에 들어도록 했다.

위원회에는 민간위원 중심으로 10명 이내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심사위가 사실상 분양승인권자 역할을 대신하면서 위원회의 전문성과 공정성이 분양가 인하여부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경실련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문성과 현장성을 두루 갖춘 전문가들이 많지 않아 자치단체별로 구성될 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나 시민단체가 위원회 구성과 역할을 뒷받침할 가이드라인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원회 전문성 확보와 함께 지자체별 심사기준도 통일해야한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민간위원들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지역마다 심사기준이 다르면 분쟁이 발생해 또 다른 공급지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teel@fnnews.com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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