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中企 돈줄 마른다

안만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8 17:17

수정 2014.11.13 15:41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중소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채권에 주로 투자해왔던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지역 금융기관이 지난해 팬택, 비오이하이디스 등으로 손실을 입은 뒤 신용등급이 BBB+ 이상의 채권에만 투자하기로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들은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물량을 소화해줄 곳이 없어져 회사채를 발행하기가 힘들어졌다. 또 채권을 발행하더라도 수요가 없는 상황이라 채권 금리는 올라가고 있어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반면,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들은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하고 있어 회사채 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자금줄 막힌 중견·중소 기업들

지난달 28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BBB 이하인 중견기업들은 최근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채권 물량을 소화해줄 곳이 없는 상황에서 채권을 발행해 봐야 유통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이 굳이 채권을 발행하려면 고금리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BBB 이하 채권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

실제로 200억원 규모 채권발행으로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한 제조업체는 최근 채권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발행 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 회사 자금담당 임원은 “채권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데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담보를 요구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류승화 연구원은 “지역 금융기관들이 BB 이하 등급 채권에 투자하지 않기로 내부적인 결론을 내린 상태”라며 “결과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채권 유통이 막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앞으로 BB 이하 등급의 채권 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돼 올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계획을 세운 기업들은 애매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회사채 전용 펀드가 대안

이르면 이달 중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지만 채권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신용등급이 BB+ 이하 채권에 10%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국내 채권 비중이 60% 이상 돼야 한다. 정부는 이 펀드에 세제 지원을 통해 혁신형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 기능을 하기보다는 비과세 혜택을 노리는 개인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측면이 강해 기대에 미흡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하이일드 펀드가 고수익 채권(BB+ 이하)에 투자한다 하더라도 그 규모에 한계가 있다. 가령 3000억원 규모의 하이일드 펀드가 설정된다 하더라도 실제 중소기업 채권에 투자되는 자금은 300억∼45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시장 활성화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중에서 기업 신용을 분석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하이일드 펀드와 맞물려 돌아가는 신용파생상품과 관련된 제도적 뒷받침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재간접 투자로 운용되는 ‘회사채 전용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등급에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는 ‘회사채 전용 펀드’는 여러 펀드에 분산돼 있는 회사채 및 관련 상품을 하나의 펀드에 모아 집중 관리하고 다른 펀드들은 이 펀드의 수익증권 매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신용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원은 “규모의 경제와 독립성을 바탕으로 충분한 신용분석 역량을 투입하고 포트폴리오 범위 확대 및 종목 분산으로 수익성을 높이며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회사채 전용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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