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명박 “70∼80년대 놀면서 혜택” 에 비난 빗발

최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8 18:39

수정 2014.11.13 15:40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이 전 시장을 비롯한 이른바 ‘산업화 세력’에 대한 비판론을 “70∼80년대 빈둥빈둥 놀면서 혜택을 입은 사람들은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일축한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이 다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그의 발언이 ‘박정희식 산업화 대 반독재 민주화’의 이념 논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면서 그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지난 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전 시장에게 작심한듯 비난을 퍼부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70∼80년대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 비난한다는 말은 누가 봐도 명백히 그 시대에 반독재 운동을 하고 민주화 운동을 하고 민중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분투하고 헌신했던 사람들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라면서 “그런 분들에 대한 모독과 새삼스러운 편가르기가 대통령을 하겠다는 예비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냐”고 맹비난했다.

송영길 사무총장도 “70∼80년대 빈둥거렸다는 세력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민주화의 혜택을 가장 누리고 있는 것이 한나라당”이라면서 “마음대로 대통령을 비판하고 아무런 도청이나 사찰이나 정치적 탄압없이 이 자유를 만끽하면서 야당 활동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게 정리해야 될 시점에 와 있으며 이 후보도 분명한 자기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몰아부쳤다.

우리당 전략기획통인 민병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경제적 마인드뿐 아니라 민주주의 지수가 독재시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고 이 전 시장을 깎아내렸다.


이 전 시장의 대권 경쟁자이며 민주화운동 경험이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측도 이날 “이 전 시장의 발언은 70∼80년대 민주화를 위해 희생해 온 분들에 대한 모독이자 지도자로서 철학의 빈곤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날에 이어 맹공을 퍼부었다.


손 전 지사는 앞서 27일 한 행사에 참석해 “지금 우리나라 사회지도층의 상당수가 대세론에 안주,정권교체만 하면 될 거 아니냐는 생각에 보수주의를 착각하고 있다”면서 “60∼70년대 권위주의, 개발연대, 냉전사고로 돌아가려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 수구꼴통”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몰상식적인 역사인식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라면서 “근현대사에 대한 기본적 역사인식 없는 경제 대통령은 70∼80년대 산업화의 그늘을 21세기에 재현하며 민생경제 회복이 아닌 재벌경제 부흥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고려대에서 특강을 한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과거 학생운동을 했던) 민주화 세력이 아니냐”며 거듭 진화를 시도했다.

/rock@fnnews.com 최승철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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