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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물가 들썩 ‘가계 주름’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8 19:41

수정 2014.11.13 15:40



경기가 본격 둔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사정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데다 식료품 가격과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둔화는 가계의 주름살을 더욱더 깊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1월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해 지난해 12월(-0.2)에 이어 두 달 연속 떨어졌다. 또 향후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도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생산지수는 전달에 비해서는 1.3%,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7.4% 각각 증가했으나 조업일수 변동을 적용한 생산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5년 5월(1.1%)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자동차 업체의 파업과 지난해 1월 설 연휴가 있어 높은 증가율(13.6%)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4% 증가했지만 지난해 평균(35.4%)을 크게 밑돌았고 영상음향통신도 15%나 감소했다.
자동차는 4.4% 증가했지만 지난해 평균(8.6%)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재고지수는 전달에 비해 2.9%,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2005년 4월(11.1%) 이후 가장 높은 10.7%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반도체 및 부품(28.5%), 자동차(18.5%), 사무회계용 기계(131.3%)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최인근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2005년 4월을 경기 저점으로 봤을 때 경기 상승세가 지속되다가 지난해 11월을 정점으로 경기가 소폭 둔화되고 있다”고 풀이하고 “그러나 반등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5∼6개월은 지나봐야 경기둔화 여부를 확실히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경기가 이미 둔화 국면에 진입했으며 하반기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내수부문은 크게 둔화되지 않았지만 올 상반기는 세계 경기 여건이 불확실하고 수출도 원화강세 등 악재가 나타날 수 있어 상반기까지 경기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반기 이후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일자리 창출이 지지부진한데다 물가도 다시 꿈틀거리면서 체감경기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는 25만8000명으로 지난해 6월(25만5000명)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물가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 최근 이상기온으로 밀, 콩, 우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농심이 3월부터 라면과 스낵 제품 가격을 50∼100원씩 평균 7.4% 인상할 계획이며 롯데칠성은 100% 오렌지 관련 제품 가격을 평균 12.5% 올린다고 밝혔다.


또 서울시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중교통 요금과 상하수도, 쓰레기봉투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또 신학기를 맞아 대학과 입시 학원들도 등록금과 학원비를 대폭 올리는 등 교육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기는 당초 전망대로 ‘상저하고’ 형태를 띨 것으로 보여 경기 둔화는 상반기까지 지속되다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물가도 공공요금 등을 정상화하는 과정이어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홍창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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